野 식물 지도부 전락 … 文 安 중재안 손 잡을까

머니투데이 구경민 김성휘 최경민 김승미 기자 2015.12.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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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최재천 사퇴로 비주류 文 압박 격화 …수도권 중재안 文 긍정 安 부정적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최 의장은 이날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 예외일 수 없다"며 "명료한 책임의식으로,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으로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5.12.10/뉴스1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최 의장은 이날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 예외일 수 없다"며 "명료한 책임의식으로,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으로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5.12.10/뉴스1


분당 위기에 내몰린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이 격화되고 있다. 비주류측인 주승용 최고위원에 이어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당직에서 사퇴하며 문재인 체제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이에 마지막 중재안인 '문재인-안철수 공동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두 사람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10일 원내 공개회의석상에서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대표성과 책임성은 비례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석상에서 "당무를 거부하려면 당직을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며 지난 7일부터 최고위를 불참한 최 정책위의장을 향해 강한 경고를 날렸다. 이에 최 정책위의장이 정면 반격하면서 비주류와 주류의 갈등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는 즉시 후임을 임명한다고 밝혔지만 지도부는 사실상 식물사태에 접어들었다. 최고위원회에서 오영식 주승용 의원이 사퇴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도 최고위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김상희(부천 소사) 박홍근(서울 중랑을)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은 이날 문 대표와 면담을 통해 '문안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제안했다. 수도권 64명의 의원들 중 40여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김상희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대표가 함께 손을 잡고 당을 위해서 헌신하시고 총선 승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재안의 골자는 문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대위를 구성하되,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에게 문 대표의 사퇴를 현실화하면서도 안 전 대표에게 비대위 구성 등 실질적 권한을 준 것이다. 문 대표에게 안 전 대표의 탈당을 막는 명분도 주면서 선출직공직자 평가위를 비롯한 혁신안을 관찰할 수 있는 퇴로까지 열어준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수도권 지역 의원모임 김상희(오른쪽부터), 윤관석, 박홍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문재인 대표 사무실을 방문,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한 중재안인 '문안'(문재인 대표·안철수 전 공동대표) 공동비대위안을 제안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2.10/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수도권 지역 의원모임 김상희(오른쪽부터), 윤관석, 박홍근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문재인 대표 사무실을 방문,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한 중재안인 '문안'(문재인 대표·안철수 전 공동대표) 공동비대위안을 제안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2.10/뉴스1


문 대표는 일단 중재안에 대해 긍정적이다. 비대위의 구성을 전제로 한 사퇴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의사를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문 대표는 면담 직후 "안 전 대표와 제가 함께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그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수용 의지를 나타냈다. 비대위 구성 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먼저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안 전 대표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니까"라며 손길을 내밀었다. 문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본부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것은 안 전 대표에게 달려있다"며 안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안 대표측은 나흘째 서울 근교에서 칩거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는 '문안 공동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침묵했지만 안 대표측은 사실상 문안박 체제와 비슷한 것 아니냐며 다소 부정적인 기류다. 안 대표측 관계자는 "문안박 연대에서도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며 "박원순 시장을 단순히 뺀 형태가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당의 혁신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안 전 대표가 수도권 의원들의 중재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마지막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탈당 밖에 남지 않은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안 대표는 오는 15일 이전에 당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 공동 비대위 체제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자 40대 원내외 인사들은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촉구했다. 당내 비주류인 이언주 의원과 권은희 정호준 의원은 성명을 통해 " 우리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문 대표도, 안 전 대표도 우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두 사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 당내 50대와 재선· 3선 의원들이 더 이상 대선주자들의 정치참모 역할에 머무르지 말고 세대교체의 깃발을 올려야 한다"며 "전당대회든 비상대책위든 어떤 형식도 좋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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