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대답을 낚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2015.12.07 08:39
글자크기

<132> ‘밑줄 치다’ 김미량(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대답을 낚는 사람들


그렇구나. 저 사람들은 바다에 질문을 던져놓고 대답을 낚아 올리려 저리 서있는 것이구나. 삶이란 게 다 그런 거지. 안다 해서 다 아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기억하지 못해서 모르고 정말로 몰라서 모르는 것 투성이가 우리 삶이지 않던가.

그러므로 성숙하지 못한 것들에게서 비린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삶이 만들어내는 모든 문장이 비릿한 이유이다. 삶에 답이 있을 수 없는 법. 그저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법. 답이라면 그것이 답이겠다. 오늘 하루도 ‘비릿한 문장’에 ‘끔뻑끔뻑 찍혀있는 느낌표’에 밑줄 쫘악 그으며 시작하는 것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대답을 낚는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