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체코 원전 건설, 양국 윈윈할 수 있을 것"

머니투데이 프라하(체코)=이상배 기자 2015.12.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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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朴대통령, 체코 현지 언론과 인터뷰…"北 비핵화 땐 경제발전 적극 지원"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1∼4일 일정으로 체코 프라하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체코가 신규 원전 건설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 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체코의 원전 건설에 한국기업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체코의 경제 일간지 '호스포다르스케 노비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체코는 테멜린(Temelin), 두코파니(Dukovany) 지역에서 최대 150억달러(17조원)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으로, 이르면 내년 중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체코는 현재 35%인 원전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6~58%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 기본계획인 '국가에너지컨셉'(SEC)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가 방한했을 때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심을 전하고, 앞으로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방한 당시 소보트카 총리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전 건설업체인 두산중공업을 방문하고, 한국전력에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1978년 원전을 도입한 후 현재 24기를 운영하면서 총 전력수요의 30.2%를 원전에서 공급하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이용률을 유지해 왔다"며 "체코도 유럽형 원자로 운영에 상당한 경험이 있어 양국이 가진 장점을 살려 힘을 모은다면 앞으로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원전 건설 분야 제3국 공동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걸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은 그동안 교역, 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앞으로 에너지, 인프라,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신산업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도 했다.

또 박 대통령은 체코의 대표적 일간지인 '프라보'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체코는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자동차와 기계 등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까지 보유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처럼 체코가 투자처로서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의 체코 투자는 더욱 확대될 걸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아직 체코의 한국 투자는 미약한 상황인데, 한국은 동북아 중심에 위치해 있고 중국을 비롯한 52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아시아 시장 진출 거점으로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체코 기업들의 한국 투자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과 관련, 박 대통령은 "저는 북한이 비핵화의 전략적 결단을 내린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이행도 계속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의미 있는 지원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은 현재 핵 무장과 경제건설을 함께 달성한다는 소위 '병진노선'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는 북한이 원하는 안전보장이나 주민의 복지 달성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2일 프라하에서 체코의 밀로시 제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 한-체코 인형극 및 아리랑 공연, 상원의장 접견, 제만 대통령 주최 만찬 등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3일에는 체코·헝가리·폴란드·슬로바키아 4개국으로 구성된 중유럽 지역협렵체인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첫번째 '한-비세그라드 정상회의'를 갖는다.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연쇄 정상회담도 이어진다. 같은 날 한-비세그라드 정상 만찬에도 참석한다. 비세그라드라는 이름은 1992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비세그라드에서 협의체가 출범한 데서 비롯됐다.

박 대통령은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들 국가들이 추진 중인 원전, 인프라 등 국책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문화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은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또는 추진 중이다. 또 이 지역에선 EU펀드를 통해 지하철, 통신망 등 대형 인프라 사업도 다수 발주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프라하 방문을 전후해 체코에선 우리 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기회 확대를 돕기 위한 1대1 상담회도 개최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들 중유럽 4개국은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국가들로 최근 유럽 경기침체 속에서도 EU 평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며 "4개국은 EU내 우리의 2대 교역대상이자 3대 투자시장으로, 지난해 대EU 무역수지가 적자였음에도 이들 국가들은 모두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의 대표적 수출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4일 프라하에서 동포 대표들을 접견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에는 5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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