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오후 예산안 관련 긴급당정회의에서 "시급한 민생법안과 노동개혁 5법을 예산안과 연계처리하겠다"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만나 일괄타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는 예산안과 관련해 입장차를 상당 부분 좁혔다. 하지만 아직 합의도출까지는 간극이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누리과정이다.
TK(대구·경북) 예산 편중 논란도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있다. 새정치연합 안민석 예결위 간사는 "TK SOC 예산 부분은 호남·충청 등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성태 간사는 "(야당이)지역감정을 조장한다"고 반박했다.
2일 본회의 이전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지난달 30일 자동부의된 정부예산안이 그대로 상정된다. 이 안에 따르면 누리과정 예산은 0원이다. TK에 집중된 예산도 원안 그대로 올라온다. 일정부분 합의가 이뤄진 예산안 증감 내역 역시 반영되지 않는다.
◇김무성 "노동5법 등 예산과 연계" vs 문재인 "또 딴소리"
여야 모두 정부 원안이 그대로 상정되는 것을 원치 않지만 다급한 쪽은 새정치연합이다. 이를 무기로 새누리당이 쟁점법안 연계를 주장하면서 합의는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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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김 대표의 법안 연계 및 대표 회동 제안에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또 딴소리를 하는거냐"며 불쾌한 심정을 보였다. 한·중 FTA 비준안 처리에 협조한 지 하루 만에 여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예산안 합의가 시급한 만큼 본회의 직전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집중논의'를 약속하는 선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기국회 기한이 9일까지인 만큼 급한 예산안을 처리한 이후 나머지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이미 여야는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합의하면서 연계 법안을 추후 논의키로 합의한 전례가 있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내 쟁점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중 임시국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올해 안에 노동개혁 관련 5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총선으로 인해 19대 국회 기간 중 처리가 어렵다"며 임시국회 개최를 촉구했다.
◇'경제활성화법'-'경제민주화법' 등 여야 쟁점법안 '산너머 산'
지난달 30일 한·중 FTA 비준과 연계됐던 여야 쟁점법안 역시 아직 이렇다 할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새누리당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의 처리를 요청했다. 이 중 합의가 이뤄진 것은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뿐이다.
새정치연합은 일명 남양유업법으로 알려진 대리점공정화법을 관철시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주택임대차보호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남은 야당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논의 성숙도가 떨어진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산안 자체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여야가 입장을 달리한 법안들까지 대거 연계되면서 예산안 합의는 2일 본회의 직전까지 '시계제로'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안민석 간사는 "예산안은 예결위 선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내대표 협상으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 역시 "예산 처리 직전까지 쟁점법안을 최대한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