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LG맨' CEO 맞는 LGU+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5.11.2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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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LG텔레콤 권영수 신임CEO가 이끌어… 외부 전문가로 뛴 이상철 부회장의 6년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2015 MWC에서 홈IoT 서비스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4G LTE에 이어 5G 시대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LG유플러스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2015 MWC에서 홈IoT 서비스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4G LTE에 이어 5G 시대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9,710원 ▲10 +0.10%)가 LG맨 친정 체제로 복귀한다. 통합 LG텔레콤이 출범하면서 CEO(최고경영자)를 맡아왔던 이상철 부회장(67)은 자리에서 6년 만에 물러났다. '꼴찌의 반란'을 주도한 통신업계 최장수 CEO의 아쉬운 퇴장이다.

LG그룹은 27일 이사회에서 LG유플러스 후임 CEO에 권영수 LG화학 사장을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CEO직을 내놓고 당분간 경영고문으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과거 LG텔레콤이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합병, 통합 법인(LG유플러스)이 2010년 출범하면서 초대 CEO로 선임됐다. 당시 유무선 통신과 통신방송 융합이라는 환경 변화에 맞춰 이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했었던 것. 또 무선 사업은 SK텔레콤에, 유선 사업은 KT에 밀려 패배의식이 만연했던 조직 분위기를 외부 CEO 수혈을 통해 일대 쇄신해보자는 의지도 깔려 있었다.

이 부회장은 1996년 KTF 초대 사장을 역임하고, 2001년 KT 대표를 거친 인물이다. 2002년 김대중 정부 말기에 6개월간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산업과 관을 넘나든 그의 경력은 통신시장에서 '만년 꼴찌' 입지를 깨뜨릴 최고의 적임자로 그가 선택받은 이유다.



그리고 통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4G LTE(롱텀에볼루션) 구축을 어느 사업자보다도 빠르게 대응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이른바 'LTE 올인' 전략이다. 첫 해인 2010년에는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해 부진했던 상황을 만회한 시점이다.

덕분에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은 10%대에서 20%대로 올라섰고, 가입자당매출(ARPU)도 큰 폭 상승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 9월 기준 현재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20.2%다. 자산규모도 통합 당시 7조8818억원에서 현재 11조7986억원까지 불어났고, 종업원 수도 4000여명에서 7505명으로 늘었다.

권영수 LG화학 사장/사진제공=LG화학권영수 LG화학 사장/사진제공=LG화학
출범 고치부터 '탈통신' 기조를 이어왔던 이상철호(號) LG유플러스는 최근 비디오와 사물인터넷(IoT)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2020년 IoT 세계 1등을 목표로 사업을 적극 확대해 가고 있다. 기존 통신 '집중' 기업에서 통신 '기반'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이런 변화는 통신 전문가가 아닌 LG출신 인사를 CEO로 낙점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네트워크 시설 구축 등으로 지난 6년 사이 기반을 닦으면서, 융합사업 규모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으로 내정된 권영수 사장은 LG디스플레이 대표를 지내던 2009년 삼성을 제치고 출하량 1위를 기록하면서, 그룹 내부에서도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상철 부회장은 이 날 이상철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6년 동안 여러분을 모시게 된 것은 제 최대 영광”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특히 LTE(롱텀에볼루션) 성과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LTE를 넘은 더 큰 도약을 부탁한다는 당부도 남겼다.

이 부회장은 "이제 아무도 LG유플러스를 무시하지 못한다"면서도 "저는 LG유플러스를 떠나지만 여러분에게 LTE를 넘어 또 한 번 더 큰 도약이라는 숙제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CEO를 중심으로 새롭고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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