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모처럼 현선물 '사자'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안재용 기자 2015.11.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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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초겨울 추위가 닥쳤지만 코스피 시장은 26일 모처럼 방어적 대응에서 벗어나 훈훈한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내달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데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것이 코스피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일부 유럽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면서 ECB가 내달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보다 더 과감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일 대비 1.38% 상승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는 0.96% 올랐다. 독일 DAX30 지수는 2.15%, 프랑스 CAC40 지수는 1.51% 급등했다. 추가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으로 유로화 가치는 장중 미국 달러화 대비 7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외국인, 모처럼 현선물 모두 '사자'=이날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이 코스피 코스닥 지수선물 시장에서 모두 ‘사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만에, 코스닥에서는 8일째, 지수선물에서는 이틀째 순매수다. 순매수 규모가 아직 미미한 편이라 의미 부여를 하기는 힘들지만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도세로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방향성 전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전일까지 11월 한달 동안 총 1조4289억원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기관이 연기금 등을 앞세워 사자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지수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연말 펀드수익률 관리를 위해 저평가 우량주 등을 사들이며 가격을 올리는 ‘윈도 드레싱’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 LG화학 (373,500원 ▲500 +0.13%) 삼성에스디에스 (158,600원 ▲8,400 +5.59%)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대형주 지수가 중소형 지수에 비해 상승폭이 크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연기금의 연말 국내 주식 자금집행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기금 수급이 향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도 높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연간 기준으로 외국인이 2800억원 정도 누적 순매도 상태로 상반기 매수세가 거의 다 소진됐다”며 “11월 이후 강화된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닌데 미국 소비시즌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터키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대형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MSCI 지수변경으로 외인 매도 가능성=코스피 시장이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으로 2030선 탈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지수(MSCI) 지수 변동이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등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시즌 기대감,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외에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어 외국인 투자심리가 안정된 것이 외국인 순매수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MSCI 지수 변동일이 얼마 안 남았기에 외국인 수급이 다시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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