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 고위관계자는 25일 "신 회장이 다음 달 4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경영에 '혁신'을 도입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특히 '쿠팡처럼'을 화두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9월에도 그룹 사장단에 쿠팡의 로켓배송을 연구하도록 주문한 바 있다. 특히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에게 쿠팡의 급성장에 대해 위기감을 가지라고 언급한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대형마트 업계 3위로 국내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현재는 생활·유아용품이 주된 상품이지만, 신선식품으로 취급 품목을 넓히고 전국 물류센터를 구축하면 조만간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도 정면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롯데마트몰의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롯데마트 모바일사업부문을 모바일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또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 1호점인 김포센터를 내년 2월 오픈하고 광명센터도 내년 중 건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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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배송혁신이다. 롯데마트는 내년 중 그룹 내 물류계열사를 활용해 서울 시내 3시간 배송을 시작할 방침이다. 쿠팡의 '당일 배송' 강점을 깨버리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에는 기존 물류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최근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로지스틱스가 있다. 업계에서는 상품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되는 롯데마트가 자사 상품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직배송 할 경우, 현재 쿠팡 로켓배송의 위법성 논란도 피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서울 시내에서 롯데 물류망을 이용해 3시간 내 배송을 할 것"이라며 "쿠팡맨은 쿠팡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산품은 몰라도 신선식품은 쿠팡이 롯데의 경쟁력을 쫓아올 수 없다"며 "전국 농산물 도매상들과 연계가 튼튼히 돼 있는 롯데마트가 서울시에서 3시간 배송에 나선다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사장단 회의에서는 호텔롯데 상장 진행상황과 그룹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보고도 이뤄질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상장에 비협조적이지만 꾸준히 상장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