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9월 2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LA 센추리호텔에서 열린 리셉션 중에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문민시대를 열었던 김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0시 22분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서거했다. 2015.11.22 AFP/뉴스1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는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로 조문을 온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부친이) 2013년에 입원하셔서 사실 말씀을 잘 하진 못했는데 붓글씨로 '통합'과 '화합'이라고 썼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평소 붓글씨를 즐겨썼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3년 7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자신의 좌우명 '대도무문(大道無門)'을 붓글씨로 써서 선물하기도 했다.
그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말도 못하고 글씨도 쓸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필담을 비롯해 일체의 대화가 되지 않았다. 붓글씨 '통합'과 '화합'은 사실상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전한 마지막 메시지였던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날 빈소에서도 김 전 총리가 "운명하실 때 특별히 말씀하신 것은 없었는가"라고 김현철씨에게 물었지만 김씨는 "사실 한 동안 말씀하시기 좀 어려우셨다. 너무 급격하게 패혈증 때문에 빨리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