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아람코 '협력 강화' 바라보는 S-Oil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5.11.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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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협력관계 MOU에 정유부문 포함...아직 구체적 실체 없어

지난 1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과 사우디 아람코 알 나세르 사장이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한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알 사디 기술총괄임원(Al Saadi),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 알 나세르 사장(Al Nasser), 알 사단 CFO(Al Saadan))/사진제공=현대중공업지난 1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과 사우디 아람코 알 나세르 사장이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한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알 사디 기술총괄임원(Al Saadi),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 알 나세르 사장(Al Nasser), 알 사단 CFO(Al Saadan))/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130,400원 ▼400 -0.31%)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정유부문을 포함한 '동반자 시대'를 선언하며 아람코의 국내 계열사인 S-Oil (68,200원 ▲800 +1.19%)의 향후 입장이 주목 받고 있다.

아람코가 이미 S-Oil 대주주로서 국내 정유사업에 진출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 맺은 정유부문 MOU의 구체적 내용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석유운송, 해양, 플랜트 등 글로벌 기간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와 아람코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비롯해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박철호 플랜트사업 대표, 알 나세르(Al Nasser) 아람코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엔진·정유·플랜트 부문에 걸쳐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를 시작으로 향후 현대중공업이 독자개발한 '힘센엔진' 수출, 현지생산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알 팔리 현 사우디 보건부 장관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번 MOU 체결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아람코 측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현대중공업 후계 1순위인 정기선 상무가 TF팀을 구성하고 사우디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첫 대외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S-Oil은 이번 MOU 체결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Oil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 두 본사 차원의 사업에 계열사 S-Oil이 굳이 연관될 필요는 없다"며 "정유부문 사업 협력은 전세계 원유 15%를 공급하는 아람코가 그 어느 업체를 상대로든 맺을 수 있는 MOU"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지난 4월 한국에서 두번째 이사회를 갖기 위해 이사진이 입국할 당시에도 2012년 만든 아람코 한국지사(Aramco Asia Korea, AAK)를 통해 일정을 조율했다.

아람코가 이사회를 마친 뒤 첫번째로 방문한 사업장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였으며, 이후 인근에 있는 S-Oil 제2공장 건설단지를 방문했다.

S-Oil은 지난해 아람코가 한진그룹 보유 S-Oil 지분 28%를 사들여 지분율을 63% 수준까지 끌어올리자, 아람코가 국내 시장에서 S-Oil을 활용한 공격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아람코가 현대중공업그룹과 정유부문을 포함한 MOU를 맺자 향후 S-Oil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 측에서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수익을 내는 S-Oil을 매각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파트너십을 맺는 과정에서 S-Oil이 독점적으로 누리던 아람코의 기술·자본 지원이 일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람코가 현대중공업과의 정유부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로선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각할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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