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목격담으로 재구성한 '악몽의 40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5.11.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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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음..비명..총기난사"…"팔 잃은 사람 경기장 밖으로 뛰어나오고 있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수십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레스토랑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경찰들은 천으로 시신들을 덮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파리 11구역에 위치한 카페 '르 벨레 에킵'(Le Belle Equipe)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는 토미 풀리 씨는 13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이 카페에는 2명의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십 수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파리 시내 6곳에서 연쇄다발적으로 발생한 테러의 처참한 현장 목격담이 하나 둘 전해지고 있다. 무장 괴한들이 기관총을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린 콘서트장과 축구장, 레스토랑 등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모두 이날 현지시간 밤 9시 20분부터 10시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밤 9시 20분, 바·레스토랑·맥도날드 총기 난사=BBC 뉴스에 따르면 시간 상 가장 먼저 목격 증언이 나온 곳은 프랑스 10구역에 위치한 술집 '르 칼리온'(Le Carillon) 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무장괴한이 반자동소총을 난사하는 소리가 들린 시간이 밤 9시 20분이었다.



당시 '르 칼리온'에서 아내와 함께 있었던 벤 그랜트 씨는 "(총소리가 들리자)사람들은 땅에 모두 엎드렸다"며 "아내와 나는 테이블 뒤로 몸을 숨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에 따르면 총성이 들리기 전 중화기로 무장한 한 명의 남성이 총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르 칼리온'을 공격한 이 남성은 이어 인근에 위치한 캄보디아 레스토랑 '르 쁘띠 캄베지'(Le Petit Cambodge)로 이동해 또 다시 총기를 난사했다. 몇 분 뒤에는 '르 쁘띠 캄베지'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도 총성이 들렸다. '르 칼리온'을 중심으로 한 1구역에서의 총기 난사로만 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밤 9시 30분, 축구장 폭탄 테러=파리 북부에 위치한 축구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프랑스 TV 채널 'TF1'이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총리가 당시 경기를 관람중이었다.


경기 시작 후 30분이 지난 9시 30분 경 폭발음이 들렸다. 당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던 알렉산더 빔 씨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가스 누출에 의한 폭발인줄 알았다"며 "다시 추가적으로 폭발음이 들렸고 팔을 잃은 사람이 경기장 밖으로 뛰쳐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5분뒤 세 번째 폭발음이 들렸고 나도 경기장 밖으로 달려나왔다"고 말했다.

◇밤 9시 50분, 카페 '르 벨레 에킵' 총기난사=파리 11구역에 위치한 카페 '르 벨레 에킵'(Le Belle Equipe)에서 총성이 들린 것은 밤 9시 50분 경이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두 병의 남자가 카페 테라스를 향해 약 3분 동안 반자동 소총을 난사한 뒤 다시 차에 올라타 샤도네 역으로 향했다.

◇밤 10시, 악몽의 종착역 '바탄클랑 극장'=이번 연쇄테러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바탄클랑 극장' 총기 난사 목격담은 밤 10시 경에 전해졌다. 파리 11구역에 위치한 '바탄클랑 극장'에는 미국 락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을 보기 위해 1500여명이 운집해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BFMTV와의 인터뷰에서 "두명이 괴한이 난입해 자동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극장 옥상으로 도망갔고 인근 아파트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밖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소리와 폭발음, 비명이 들렸다"고 덧붙였다. 바탄클랑 극장에서만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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