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다음 사연은 어떤가. 퇴직금과 저축을 탈탈 털고 은행에서 5000만원을 빌려 삼겹살 프랜차이즈에 투자했다 2년만에 8000만원만 남기고 장사를 접은 이야기다. 그나마 5000만원은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다.(머니투데이 2015년 11월12일) 퇴직 후 치킨집이나 편의점 등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3년 내 절반 이상이 폐업한다는 통계도 있다. 3년 내에 폐업하면 투자했던 돈 상당액수를 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딱 자영업을 준비하는 것만큼만 준비하고 뛰어든다면 주식 투자도 퇴직 후 돈벌이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20년 이상 일하다 퇴직한 뒤 수억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4년만에 수십억원으로 불린 한 개인투자자는 "퇴직자가 창업하는 것보다는 주식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가 훨씬 더 낮다”고 말한다. 근거는 5가지다.
![/디자이너=임종철](https://orgthumb.mt.co.kr/06/2015/11/2015111218074416642_1.jpg)
셋째, 돈이 없어도, 전문성이 부족해도 어떤 사업이든 할 수 있다=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은 투자자금과 전문성으로 정해진다. 바이오기업이 아무리 뜬다 해도 막대한 자금과 전문성이 없으면 창업할 수 없다. 하지만 주식은 전반적인 산업 동향을 알고 개별 기업의 실적 추이와 연구개발 상황만 조사해도 바이오기업의 주인으로 만들어 준다. 관심 있는 어떤 분야, 뜨는 어떤 산업이라도 주식 투자를 하면 주인으로 참여할 길이 열린다.
넷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사업을 하려면 엄청난 갑부가 아닌 한 가지고 있는 자산을 모두 투자해야 한다. 때론 돈까지 빌려야 한다. 그러다 사업이 망하면 그냥 다 잃는다. 반면 주식 투자는 갖고 있는 돈으로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 한 주식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주식에서 이익을 내 보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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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주식 하면서 다른 일도 할 수 있다=사업을 시작하면 온종일 그 가업에 매달려야 한다. 작은 치킨집 하나를 차려도 제대로 하려면 휴일 없이 하루 14~16시간씩 일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돈뿐만이 아니라 시간까지 '올인'해야 한다. 그러다 건강을 상하기도 쉽다. 반면 주식은 하루 종일 할 필요가 없다. 좋은 주식을 사두면 오히려 잊고 다른 일을 하는게 낮다. 장이 안 열리는 공휴일은 꼬박꼬박 쉴 수 있다.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것은 물론 퇴직자라면 다른 일을 해서 돈 벌면서도 할 수 있다.
사업을 하다 망할 수 있는 것처럼 주식을 하다가도 실패할 수 있다. 다만 자영업을 하는 것보다 주식을 하는게 어떤 면에서는 시간과 자산 활용의 효율성이 높고 실패할 확률도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퇴직한 뒤 주식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면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게 반드시 맞는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