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전 처음" 폭스바겐 폭탄세일 극약처방에 딜러사 '화색'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5.11.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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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1% 할인 '투아렉' 등 이미 재고 소진…평월에 비해 2배 이상 판매 늘어날수도

투아렉/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투아렉/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이런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도, 이런 급격한 판매 반전도 처음이네요."

서울 서부권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영업팀장 A씨는 12일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지난달 판매 추락을 겪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작정한 듯 '폭탄세일'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자마자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셈이다.

A 팀장은 "약 10년간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맡았는데 이번과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10월에는 판매량이 평월에 비해 5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11월에는 평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2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이달 10일까지 폭스바겐코리아 차량 출고량이 1000대를 훌쩍 넘어섰고 매일 100대 이상의 계약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6월 수입차 판매 2위(4321대)까지 올라섰고 9월까지 월평균 3075대를 팔았지만, 배출가스 조작 후폭풍이 본격화한 10월 판매량이 947대로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는 물론 현장 영업사원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딜러사 별로 30~40% 직원이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딜러사는 자금난에 시달리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했고, 서울 강북권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은 4개 영업팀 가운데 3개팀이 사라졌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고육지책으로 11월부터 전차종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 바겐세일을 시작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도 11월 자사 금융을 이용할 경우 전 차종에 대해 최대 5년, 12만㎞의 무상보증 수리기간을 적용해 준다. 투아렉의 경우 최대 21%까지 할인이 적용되는데 이미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10월에 바겐세일을 기다려온 대기 수요가 11월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전시장의 B팀장도 "할인폭이 크면 사실 영업사원에게 돌아오는 마진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일단 파이를 키우고 판매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연말까지 계속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에 급급할 뿐 기존 고객들에 대한 대책은 뒷전으로 미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구체적인 보상책이 나오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환경부 발표가 아직 안났다는 이유로 리콜 등 구체적인 대책이 안나오고 있다"며 "아울러 중고차 시세 하락도 현실화되고 있어 기존 고객들의 반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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