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물음으로 시작된 영화는 마지막 결론에 도달하기 바로 직전까지 관객을 허탈하게 만든다. 권력의 주체로 작용하는 힘 있는 내부자들이 움직이는 대한민국의 민낯은 여전히 무섭고 살벌하다.
유명 신문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과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는 오랫동안 ‘거래’해온 동지다. 이 주간은 대기업 총수와 짜고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움직인다. 이들은 장필우(이경영) 야당 의원을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밀고, ‘빽’과 연줄 없는 경찰 출신 우장훈(조승우) 검사가 출세를 위해 여당의 지시를 받는다.
정치, 재벌, 언론, 검찰, 조폭 등이 이끄는 시스템은 그러나 영화에선 좀 더 개인적인 대결로 압축한다. 우민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시스템’에 무게 중심을 둔 원작보다 시스템 속 내부자라는 ‘개인’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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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찬란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것도 용호상박 대결의 박진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이병헌과 조승우, 이경영과 백윤식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은 최종 승리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내부자들이 가진 시스템의 속성은 이 주간의 함축적 발언에서 쉽게 요약된다. “대중은 개, 돼지보다 못한 존재들이다.” 언제든 파괴할 수 있고, 원할 땐 이용하다 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생각에서 출발하는 몇몇 내부자들이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이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면, 개인의 양심 체계는 더욱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을 낸 영화는 우장훈 검사의 마지막 양심과 신의에 모든 걸 건다. 내부자를 색출할 수는 없어도, 양심을 버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