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연말정산, 그리고 나의 미래

머니투데이 장현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2015.11.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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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장현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선임연구원

대기업 직장인 김모씨(32)는 올해에는 과연 '13월의 월급'을 받을지 '세금폭탄'이 터질지 걱정이 크다. 지난해에는 50만원의 돈을 더 뱉어 냈다. 유리지갑인 직장인에게 세금만큼 아까운 비용은 없다. 이미 연금저축까지 가입한 김씨, 다른 방법이 없을까?

지난 4일 국세청은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년 손을 쓸 수 없을 때 연말정산 작성을 하기 시작해서 세금 폭탄을 보며 뒤늦게 후회를 했다면, 올해부터는 미리 계산해보고 세금을 줄이거나 환급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반면, 김씨의 입사동기 이모씨(32)는 같은 조건인데 오히려 환급을 받는다. 비법은 퇴직금 계좌라 생각했던 IRP(개인형퇴직연금)다. 올해부터 300만원 추가 세액 공제가 되어 약 52만8000원(13.2%의 세액공제)의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씨도 추가 불입을 가정해보니 오히려 3만원 가량을 더 환급받을 수 있었다. 요즘 같은 저금리 투자환경에서 넣자마자 13.2% 이자를 주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연금저축 광고가 많은 것에 비해 가입률은 12%(2011년 기준, OECD)로 저조한 실정에서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는 반길 만하다. 지금 당장 연말정산으로 재테크도 되고, 노후 준비까지 저절로 도와주니 말이다. 연말정산은 이처럼 1년에 한번이라도 나의 씀씀이는 어떤지 확인하고 미래준비까지 만들어 주는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된다.
장현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선임연구원장현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선임연구원


연말정산을 통해 현재를 점검하면서 올해부터는 미래까지 점검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생겼다. 바로 금감원‘통합연금포털’이다. 지난 6월에 시작한 연금포털은 내가 가입한 국민연금(내년부터 통합 예정)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모든 연금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연말정산 서비스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점검한다면 연금포털은 미래 은퇴 이후의 매월 수령 가능한 소득을 알 수 있게 한다.



가입여부도 기억나지 않는 연금을 찾아 여러 금융기관을 헤맬 필요 없이, 가입한 모든 3층연금을 한번에 확인 할 수 있다. 한번만 가입하면 업데이트된 정보로 상시 조회가 가능하다. 공인인증서로 회원가입 후 [내 연금조회]를 클릭하면 3영업일 내에 연금정보의 도착 메일을 받는다.

연말정산 때가 아니면 가정경제 현황을 들여다 볼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해야지 하면서 잘 되지 않게 된다. 고정된 월급에서 대출이자, 생활비, 교육비 등을 지출하고 남는 돈으로 연금에 불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쓴 돈’인 신용카드와 달리 연금은 앞으로 ‘쓸 돈’이기 때문에 현재의 삶에 급급하다 보면 눈을 돌리기 어렵다.
연말정산은 현재의 생활패턴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연말정산 서비스를 계기로 매월 소득에서 없는 셈 치고 10만원이라도 연금저축을 가입해보자. 세액공제로 당장 13.2%의 이자를 주고, 내 노후까지 스스로 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나서 연금포털까지 활용해서 미래 소득까지 점검하는 계기로 삼자.
카드 값은 그 달 그 달 갚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금리의 이자가 붙을 뿐 아니라 신용도가 낮아져 대출 등을 실행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받는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증가한다.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다. 제 때 늦추지 않고 준비하면, 때가 됐을 때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지금 바로 연말정산이라는 핑계로 세금 혜택도 받고, 연금포털을 활용해서 연금계획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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