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3분기 영업이익 모두 흑자…매출은 큰폭 감소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5.11.0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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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로 총 매출 29.83% 줄어..현대오일뱅크는 13분기 연속 영업흑자

정유4사, 3분기 영업이익 모두 흑자…매출은 큰폭 감소


국내 정유 4사들의 올 3분기 매출이 저유가로 큰 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모두 흑자 전환했다. 정유사들은 낮은 유가로 제품 판매 가격이 낮아져 매출이 줄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의 매출 합계는 24조281억원, 영업이익은 337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29.83% 줄었고, 영업이익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큰 매출 감소폭을 기록한 S-OIL의 3분기 매출은 4조4266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2682억원) 대비 39.10% 줄었다. 이는 3분기에 진행된 주요 시설 정기보수 여파에 따른 것이지만, 영업이익도 124억을 기록해 경쟁사들보다 적었다.

다른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처 다변화로 이익률을 높일 수 있었으나, S-OIL은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원유를 100% 수입할 수밖에 없어 정유부문에서 170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기보수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이 준 것도 영향을 줬다.



S-OIL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한 제품 판매 가격 하락, 정기보수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매출액은 3조1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0%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0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57.03% 늘었다. 1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SK에너지 및 GS칼텍스 매출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대등한 규모다. 경쟁사들이 윤활유와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만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연속 흑자 비결은 업계 최고수준인 39.1%의 고도화율, 재고 자산 관리 노하우 등으로 관측된다. 고도화설비는 저급의 중질유 제품을 다시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 방법이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국내 정유사 고도화율은 GS칼텍스 34.9%, SK에너지 23.7%, S-OIL 22.1% 순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8%와 27.4%가 준 9조360억원와 7조39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됐다.



정유 업계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돼 큰 폭의 매출 신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핵협상 타결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돼 공급이 늘어난데 반해 중국의 저성장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정제마진이 지난 7월과 8월 초 손익분기점인 5달러대에서 지난달 7달러 후반대로 회복된 것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최근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는 점 등이 내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의 안정이다"며 "매출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저렴한 원유 도입 및 생산량 조절로 영업이익 극대화에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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