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럭셔리차 시대 연다… 6개차종 독립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5.11.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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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제네시스 2개 브랜드 체계… G90, G80, G70 등 차명 체계 적용

제네시스 엠블렘 제네시스 엠블렘


현대자동차가 4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공식 론칭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에쿠스 후속 초대형 세단을 포함해 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SUV) 등 2020년까지 6종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이로써 현대차는 대중차 브랜드 '현대자동차'와 함께 2개 브랜드 체제로 재편된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정의선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선언했다.



◇'인간 중심의 진보' 지향 =브랜드 명칭은 성능,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을 지속해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의미에서 ‘제네시스’로 결정했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지향한다”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밝혔다.



인간에 대한 예측과 연구를 통해 기술 그 이상의 혁신으로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안전·편의·커넥티비티(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 ‘4대 핵심 속성’을 바탕으로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고객들은 과시를 위해 멋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멋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원한다"며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현명한 소유 경험,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명품의 가치이며 제네시스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다음달 출시 예정인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시작하고, 후륜 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한 중형 럭셔리 세단을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 신규 개발 모델이 추가된다.

◇2020년까지 6종 라인업 구성, 고성능 'N' 등 파생모델도 출시 =제네시스는 이들 6종의 모델 외에 파생 모델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고성능, 친환경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모델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가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를 통해 공개한 고성능 브랜드 ‘N’이 현대 브랜드뿐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제네시스 브랜드는 차종마다 별도의 차명을 갖고 있는 현대 브랜드와 달리,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새로운 글로벌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 신규 차명 체계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을 활용한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지 나인티),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지 에이티),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지 세븐티)로 명명했다. 앞으로 나올 중·대형 럭셔리 SUV와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의 차량에도 이 같은 ‘G’를 기반으로 한 알파뉴메릭(문자+숫자)방식을 적용한다.

다만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EQ900’(이큐 나인헌드레드)라는 차명을 사용한다. 기존 에쿠스가 축적해온 위상과 전통을 존중한다는 의미의 ‘EQ’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과 완성·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를 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차명 체계는 국가별, 지역별로 차량 출시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 해당 지역의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차량의 경우엔 앞으로 있을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시점에 맞춰 국가별, 지역별로 ‘G80’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단일 브랜드였던 현대차가 복수의 브랜드를 확보, 다가오는 새로운 반세기를 위한 추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크다"며 "특히 고급차의 선도적인 고급 이미지와 선행 기술들이 대중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 =제네시스 브랜드는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일관성을 강조하기 위해 2세대 제네시스 차량에 적용했던 ‘윙타입(날개 모양) 엠블렘’을 기반으로 한 신규 윙타입 엠블렘을 적용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국산차의 수출 증가와 부품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 지난해 일본 내 생산 비중이 82.6%로 같은 기간 자국 내 생산 비중이 32.1%에 불과한 도요타의 약 2.6배에 달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브랜드가 대중 브랜드에 비해 자국 생산 비중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고급차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한 철저한 생산 관리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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