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밖 과학]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바이오 빅데이터' 매직

머니투데이 이강봉 객원기자 2015.11.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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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사람 생리현상을 빅데이터로 규명·치료하는 움직임 가속화

편집자주 하루에 수백 건씩 쏟아지는 외신 뉴스. 항공·우주, 에너지, 환경, 건강 등 과학 분야에서 눈에 띄는 소식만을 골라 빠르게 전달한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음 속의 응어리' 인간 콤플렉스를 분석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사진은 ‘생물 행동 상의 콤플렉스(bio-behavioral complex)’ 연구를 진행 중인 캐블리 재단 (Kavli Foundation) 사이트.  <br>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음 속의 응어리' 인간 콤플렉스를 분석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사진은 ‘생물 행동 상의 콤플렉스(bio-behavioral complex)’ 연구를 진행 중인 캐블리 재단 (Kavli Foundation) 사이트. <br>


어린 시절 '마음 속의 응어리'가 깊어질 경우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난폭한 인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건강을 악화시켜 수명을 단축할 수도 있다. 어른이 돼서도 마찬가지다. 인간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음 속의 응어리'란 정신분석학적 용어인 '콤플렉스'를 말한다.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 또는 욕망, 기억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인간 행동에 있어 이 콤플렉스 메커니즘을 정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생물학, 행동과학, 환경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콤플렉스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취합, 그 특성들을 규명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나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생물학적 자료 취합해 콤플렉스 실체 규명



미국 인간 뇌지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캐블리 재단은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생물학, 뇌과학, 교육, 건강 등 다양한 분야로부터 콤플렉스와 관련된 정보들을 대거 수집,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환경, 상황 속에서 사람이 어떤 유전적 반응을 보이는지 유전자 특성을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연구기관에서 생물학적 자료를 취합해 콤플렉스의 실체를 규명하기는 캐블리 재단이 처음이다.

재단에서는 현재 거대한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세트'란 데이터를 모두 집합시킨 것을 말한다. '슬로언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우주와 관련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모으면서 일련의 순서, 성격에 따라 분석하고 분류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탐험되었던 우주 영역보다 수백 배나 큰 체적의 3차원적인 분포를 체계화하기 위한 대단위 우주연구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캐블리 재단은 스카이 서베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인간 콤플렉스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보 축적에 따라 지금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생물 행동상의 콤플렉스' 연구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자신했다.

재단 측은 향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는 물론 인지 신경과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콤플렉스 관련 정보가 향후 과학과 의학은 물론 인문학, 사회과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바이오 빅데이터’ 분야 신시장으로 떠올라

캐블리 재단 사례에서 보듯 최근 빅데이터 기술 발전은 이전의 불가능했던 분야 연구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첨단 센서와 진단 기술 발전으로 뇌, 혈당, 유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양의 바이오 정보가 생성, 축적되고 있다.

활용 폭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게놈 진단 회사인 카디오엑스에서는 유전자를 분석해 초기 단계에서 관상 동맥 질환을 식별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 '코러스 캐드'를 개발했다.

다양한 환자의 혈액을 수집 후 증상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방대한 양의 혈액 분석 시스템을 통해 의사가 환자 증상을 판단하고, 또 적절한 전문의에게 연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IBM의 수퍼컴퓨터인 왓슨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결합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의료진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의료, 보건, 헬스케어 분야 등에서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바이오 빅데이터(Bio Big Data)'란 용어가 탄생했다.

ICT 시장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생명과학 분야 빅데이터 시장은 2014년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오는 2019년에는 13억9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BM의 경우 지난 4월 의료 빅데이터 회사인 익스플로리스를, 지난 5월에는 피텔을 각각 인수했다. 지난 10월에는 의료영상업체인 머지헬스케어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애플에서 건강관리플랫폼 '헬스킷'을 운영하는 것 역시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도 스마트폰 갤럭시에 심박센서를 설치하고 실시간 심박수를 체크하고 있는 중이다.

차세대에는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기, 시스템 등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람의 생리현상을 빅데이터로 규명해 치료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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