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단이 두산의 우승 시상식을 끝까지 지켜보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3으로 패배했다. 지난 1차전에서 역전승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던 삼성은 이후 내리 4연패하며 두산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삼성 선수단은 일제히 고개를 숙여 원정 응원을 온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미 경기장에서는 불꽃이 터지고 꽃가루가 흩날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두산의 우승 축제 분위기였다. 이어 두산 선수단의 우승 시상식이 진행됐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주장 오재원 및 홍성흔, 니퍼트, 유희관, 이현승, 정수빈 등이 우승 메달을 차례로 목에 걸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런 의식이 1980년~90년대(준우승 메달 수여)에는 있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사라졌다. 2011년이었다. 당시 삼성이 아시아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 소프트뱅크 선수단은 우승 시상식 때 끝까지 남아 삼성 선수단을 축하해줬다. 류중일 감독 역시 그런 소프트뱅크의 모습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우리도 꼭 저런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고, 이날 선수단에게 의사를 전달해 두산의 우승을 끝까지 축하해줬다. KBO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고 삼성 측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비록 삼성이 패하며 통합 5연패는 좌절됐지만, 이날 삼성 선수단이 보여준 이 행동 하나는 잔인한 승부의 세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