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교과서 TF' 충돌…TF직원 경찰신고 내용 공개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5.10.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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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설훈 "박지만씨가 나서야"…與 "인격 모욕" 반발도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비공개 TF'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지난 25일 TF사무실을 주말 저녁 찾아간 것을 두고 '심야급습'에 따른 공무원 '감금'이라고 주장했고, 야당은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위한 '방문'이었다고 맞섰다.



◇與 "감금", 野 "방문" 공방
교문위 여당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밤 늦은 시간에 야당의원들이 제보를 받고 갔다고 하지만 심야급습으로 비춰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교육부에서 역사교과서 관련 업무팀 확대개편 돼 정상적 공무를 보는 현장을 야당 의원들이 심야에 급습해서 사실상 19시간 대치 상태에 이르고, 그로 인해 공무원들이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인 사건이 있었다"며 "국회의원들이 공무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갈 때는 사전에 연락하고 통보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벨을 누르고 담당자가 나와 국회의원 신분 밝혔는데, (그러자 담당자는) 안에 들어가 아무런 대꾸 없이 저희가 아무리 벨을 눌러도 대응이 없었다. 그리고 불을 끄고 안에서 컴퓨터를 옮겼다"며 "그것을 어떻게 심야급습이라 표현을 하나"라과 지적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감금은 문을 걸어 잠근다든지 못 나오게 하는 게 감금이다. 우린 문을 열어 달라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감금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감금과 방문이란 표현을 두고) 견해가 갈리고 있다"며 "교육부에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털리면 큰일 나요"…野, TF직원 경찰신고 내용 공개
박홍근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25일 야당 의원들의 TF 사무실 방문 당시 TF 직원이 경찰 출동을 요청하며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TF 직원은 경찰 신고에서 "우리 정부일 하는 데다.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 난다"며 "있는 (경찰) 인원들 다 빨리 저기(동원)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또 "이거 동원 안 하면 나중에 문책 당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아울러 이들 TF 직원들이 8번째 신고전화에서야 자신들의 신분이 교육부 소속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당시 여직원 5명, 남직원 3명이 통상 월요일을 업무를 준비하면서 일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많은 분들이 왔었나 보다. 직원들이 놀랬고, 신고도 하고 그런 것 같다. 밤이 어두워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행정고시 예고기간 중 국정화 전환을 당연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금은 찬반 여론을 수렴하는 기간"이라며 "확정고시도 하기 전에 이미 장관님이 국정교과서를 기정사실화 하고 집필진을 11월 중순 구성하겠다고 하는 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우리 사회가 잘못되면 잘못됐다 얘기하고 말을 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여당, 정부 책임자가 대통령이 잘못됐음에도 잘못됐다고 말 못하는 구조가 이 불행을 낳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나서 이 상황을 수습하면서 '누나 이거 잘못된 겁니다'라고 말해야 한단 그런 생각까지 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인격 모욕성 발언"이라며 "소신에 의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인데, 이렇게 폄훼하는 것은 여당 의원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與 "TF 제보자 색출해야"
반면 새누리당은 TF 존재를 야당에 제보한 공무원을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제보자는) 야당과 내통하는 세력이 아니냐"며 "(교육부) 내부에서 이 업무(국정교과서) 자체가 부당하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이 공무원으로 일할 자격이 있느냐. 누군지 찾아내야 한다"며 "교육부 내에서 정부의 합법적 일을 부정한 방법으로 비밀리에 야당과 내통하는 공무원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떳떳하게 대응하지 못한 정부를 질책하기도 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왜 자꾸 당당하게 어떤 일을 하고 있다, 어떤 조직이다 (말을 못하는 거냐)"며 "마치 정부에서 '검은 행정행위'를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당당하게 밝히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일 의원도 "제가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이병기 실장에게 '행정예고 하기 전 교육부가 입장을 정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협의가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교육부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서 했다'고 답했다"며 "자꾸 청와대 지시로 일이 이뤄지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고, TF가 청와대 가까이 있다 보니 오해도 사고 있다"고 말했다.



황 부총리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의 청와대 보고 시점과 관련, "총리실과 청와대에는 10월11일 늦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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