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위는 주주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세우고 소규모 기업부터 업종·산업별로 구조조정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3일에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상장을 유지하는 기업들의 경우 어느 정도 재무적 요건을 갖추고 있어 조선·철강 등 위험이 노출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이번 기업구조조정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이 낮다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긴 힘들다. 벤처기업은 이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금으로 운용자금, 연구비용을 대는 경우가 많아서다. KTB투자증권의 분석자료에는 진원생명과학, 레고켐바이오 등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편입돼 있다. KTB투자증권 측은 “이번 리스트는 한국은행의 정의에 따라 참고사항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리스트에 있는 모든 기업이 ‘구조조정이 필요한 한계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이자보상배율이 낮으면 당연히 투자에 유의해야 하지만 기업의 종합적 성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재무적 요건을 갖춘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 은행채무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우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급 등을 끼고 보증사담보대출도 많이 받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자금을 전방위적으로 줄여나간다고 한다면 상장사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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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주들은 부실 채권을 덜어내면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DB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특수은행과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은행주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가 절대적으로 낮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경우 매각도 걸려있어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부실채권을 정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