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해외플랜트 저가수주 등의 문제가 겹치며 GS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급감하고 주가도 수개월에 걸쳐 약세를 면치 못했다.
3분기 매출은 8569억원으로 전분기(1조8424억원), 전년 동기(2조2067억원)의 각각 절반 또는 1/3 수준에 그쳤다. 당기순손실도 1조3318억원으로 전분기(10억2900만원) 전년 동기(14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이번 어닝쇼크로 인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연간실적 전망치의 대폭 하향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간 매출 전망치는 7조2967억원으로 전망되고 있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전망치도 각각 704억원, 283억원이었다.
문제는 이번 실적쇼크가 삼성엔지니어링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발주처 사업상황 등에 따른 공사지연과 추가공사 발생, 정산난항, 중동정세 불안 등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해 원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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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진출한 대형사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리스크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별종목의 실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삼성엔지니어링과 같은 빅배스(대규모 손실반영)가 나타날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화공플랜트의 비중이 큰 반면 여타 대형 건설사는 비화공 플랜트나 주택, 토목 등 비중이 높아 수익구조가 다르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얀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CBDC 등 3개 프로젝트에서만 1조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른 대형사도 저마진 프로젝트가 여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수주에서 저마진 프로젝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엔지니어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며 "삼성엔지니어링 때문에 건설주에 대한 투심이 악화되고 있으나 실적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종목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장중 한때 24%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발 쇼크는 여타 건설주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2분 기준으로 코스피가 1.09% 하락한데 반해 건설업지수는 4% 넘게 급락했다.
한전KPS (42,100원 ▲50 +0.12%), 현대산업 (10,900원 ▼130 -1.18%), 현대건설 (30,500원 ▼250 -0.81%), 대우건설 (3,830원 ▼35 -0.91%), 대림산업 (43,950원 ▼1,000 -2.22%), GS건설 (18,340원 ▲130 +0.71%) 등 건설업종 주요종목의 주가는 적게는 2%대 후반, 많게는 6%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지수에 속한 41개 종목 중 하락종목의 수는 35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