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방사능' 논란, 속타는 시멘트업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5.10.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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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석탄재 및 이를 원료로 한 시멘트서 세슘·요오드 등 '불검출'…하지만 환경단체 등 의혹제기 여전해

일본산 석탄재 방사능 농도/출처=한국시멘트협회일본산 석탄재 방사능 농도/출처=한국시멘트협회


한동안 잠잠했던 '방사능 시멘트'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멘트 업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이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일본산 석탄재에 유해성이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지만, 여론몰이식 의혹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는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사능 검사결과가 위·변조된 일본산 폐기물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일본산 석탄재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데도 시멘트 업체들이 국내로 들여와 사용한다고 지적, 일본산 석탄재 등 폐기물 수입 금지와 함께 보다 정교한 방사선량 측정시스템 수립 등을 주장했다. 석탄재는 시멘트에 들어가는 필수 재료다.

이번 논란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의원이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서로 다른 일본산 석탄재에 대해 하나의 문제 없는 방사능 비오염증명서 사진을 돌려썼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촉발됐다.



이같은 주장에 시멘트 업계는 단순 행정 실수로 인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인터넷상으로 제출된 마쓰시마발전소 방사선 비오염증명서를 실물로 출력하는 과정에서 표기날짜 끝부분이 잘려 인쇄, 다른 날짜에 수입된 석탄재에 동일한 사진을 돌려쓴 것처럼 보이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

시멘트 업계는 이번 사건이 지난해 뜨거웠던 방사능 시멘트 논란이 재연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시멘트 업계는 한국시멘트협회를 중심으로 각종 반박자료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적극 대처에 나섰고 상당수 의혹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로 협회가 국가 공인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의뢰해 수입 석탄재 및 이를 원료로 해 만든 시멘트 제품에 함유된 세슘, 요오드 등 인공방사능의 양을 측정한 결과 전체 제품에서 '불검출'로 나타났다. 또 협회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자체 측정한 수입산 석탄재 방사선량 조사 결과 역시 자연방사선량 수준인 0.3마이크로시버트(μ㏜/h) 이내로 나왔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관계 확인보다는 근거 없는 의혹제기로 논란을 조장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시멘트 업계는 방사능 석탄재에 대한 사회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가 일본산에 대한 국민정서를 의식해 국내산 석탄재 사용량을 점점 늘려가고 있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석탄재 사용량 270만톤 중 절반인 140만톤을 국내에서 조달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발전사들이 우수한 품질의 석탄재 대부분을 레미콘사에 시멘트 대체재로 유상 판매하고 있어 시멘트 업계가 사용할 수 있는 국내산 석탄재 조달은 상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조달이 어려운 물량에 한해 수입하고 있으며 원전사고 지점에서 200㎞ 이상 떨어진 발전소에서만 수입하는 등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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