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만난 황우여-이종걸, 한국사 국정 교과서 설전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5.10.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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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황우여 "친일·독재 미화 아냐", 이종걸 "고시 이뤄지면 중대 결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 회의장을 방문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5.10.8/뉴스1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 회의장을 방문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5.10.8/뉴스1


"국정 교과서는 무덤에서 다시 파내는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오는 13일 예정대로 고시가 이뤄지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교과서를 어떻게 만들겠습니까. 그것은 아닙니다."(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황우여 부총리와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 항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국감장에 나와 황 부총리를 만났다.

이 원내대표는 황 부총리와 인사를 나누자 마자 "국민들은 국정화 교과서를 친일미화, 독재미화 교과서라고 믿고 있다"며 "오는 13일 예정돼있다는 고시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황 부총리는 "(대통령에게는) 업무보고 때 균형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는 명제만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가 "그것이 사실상 국정화 지시를 한 게 아닌가"라고 재차 질문을 하자 황 부총리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 국정화는 지금까지 쭉 논의해온 것"이라고 맞섰다.

이 원내대표의 "장관님의 원래 소신은 그것(국정화)에 반대 아니었나? 소신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서 황 부총리는 "교과서를 검증해봤는데 문제가 많다.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가르치는 교과서인데 지금 너무 어지럽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거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 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고, 이 원내대표는 국정화 교과서에 관한 고시가 이뤄질 경우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두 사람은 약 3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감장을 나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고시로 인한 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이뤄지는 순간 과거시대 역사가 왜곡되고 파행되는 그런 시대를 맞게 된다"며 "친일 미화 교과서가 나오면 우리 젊은이들이 더 이상 한발짝도 미래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화 시도를) 방어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강구해야 한다. 그런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방어를 위한 결심에는 예산안과 연계한 것도 고려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정부와 청와대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 예산안과 연계해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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