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휴가 나온 동생…"이젠 근혜누나야"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2015.10.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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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휴가증' 꼭 쥔 동생 대답에 깜짝, "나라를 위해서라면…"

막내 동생이 군에서 휴가를 나왔다. 대통령에게 받은 휴가증을 손에 꼭 쥐고선. 청와대 문양이 찍힌, 동생의 손때가 꼬질하게 묻은 휴가증 봉투를 열어봤다.

귀하에게 1박 2일의 특별휴가를 명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



국군 장병 여러분의 애국심과 충성심에 신뢰를 보냅니다. 우리 장병 여러분의 어깨에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달려있습니다. 즐거운 휴가로 재충전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20대 군 장병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할까. 북한도발 이후, 휴가선물 전후 박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데 동생이 의미심장한 답을 한다. "옛날엔 그냥 박근혜라고 했지. 이제는 다 근혜누나로 바뀌었어."



동생은 그러면서 '아무리 밑에서 잘하는 사람이 있어도 결국은 윗사람이 중요하다' 느꼈다고 했다. "북한 도발이 있었을 때도 대통령이 단호하게 한 게 좋았다"고 했다. 가족들 속이 시커멓게 탄 것은 모른 채.

"통일의 기회고, 내 한 몸 바쳐 나라를 지키고 싶었어. 몇 명은 좀 두렵다는 말도 했지만, 나도 그렇고 거의 전부…." 가만, 이것은 할아버지 세대에게서 듣던 소리가 아닌가? 내친김에 막내를 '인터뷰'했다. 내용 그대로를 가감없이 전달한다.

특별휴가 나온 동생…"이젠 근혜누나야"


-대통령 휴가증 받고서 마음이 어땠어?
▶너무 기분 좋고, 솔직히 우리가 군대에서 힘들었던 만큼 보상받은 게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 맨날 힘들고 고생하고 그런 걸 이번엔 제대로 알아준 것 같아. 1박2일 큰 건 아닌데 마음이 너무 고맙잖아. 신경 써 준건데. 딱 느낌이 좋더라.


-너랑 부대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어때?
▶솔직히 말하는거지? 이전엔 좀, 워낙, 당도 그렇고 꼰대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젊은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잖아. 그런데 이번에 북한 도발 잘 대처했고, 저거(휴가증) 주니까 기분도 좋고. 모르겠어. 이런 적이 처음이라.

-이제 박 대통령은 '꼰대'가 아니라는거야?
▶그건 모르겠어.

-처음에 포상휴가 받는 걸 어떻게 알게 됐어?
▶거짓말인줄 알았지 당연히. 뜬소문이 계속 있었어. 이틀씩 준다는데. 어느 날 다 모아놓고 수여식하고 사진 찍었는데 그때 진짠지 처음 알았어, 이틀씩 한다는데. 그날부터 (휴가)나가고 싶은 사람 언제든 나가라고 했어. 근혜누나로 바뀌었어 사람들 부르는 게(웃음). 옛날엔 그냥 박근혜라고 그랬지. 엄청난 거지. 대단한 것 같아. 환호성 나오고 박수치고 서로 껴안고 그랬어. 모르겠어 나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 맛있는 과자도 주고. 멸치과자랑 김자반 과자였는데 엄청 맛있었어.

-당시 반응은 어땠어?
▶난리도 아니었어. 무수하게 뜬소문이 있었거든. 주더라도 우리(이등병~병장)한테 주겠냐, 솔직히 주는 게 말이 안되지 않냐. 많은 사람들한테 이틀씩 어떻게 주겠냐 우리한테는 안 올거다 그런 말 서로 하면서 기대 안하려고 했지. 근데 준거야. 너무 고마웠어.

-받은 휴가증은 다들 어떻게 챙기든?
▶함부로 못하지. 나도 잃어버릴까봐 일부러 (집에)가져온거야. 관물대 제일 좋은 자리에 넣어놓고. 내가 언제 대통령한테 이런 걸 받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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