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제조업 부진에 하락 출발…막판 반등 '혼조' 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0.0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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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나스닥 소폭 상승… 다우 약보합

[뉴욕마감]제조업 부진에 하락 출발…막판 반등 '혼조' 마감


뉴욕 증시가 기대에 못 미친 제조업 지표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출발했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79포인트(0.2%) 오른 1923.8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69포인트(0.08%) 내린 1만6272.0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6.92포인트(0.15%) 오른 4627.08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만해도 지수선물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전날 급등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중국 제조업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자 투자자들은 일제히 매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날 정오 무렵에는 지수 1%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약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간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보탬이 됐다.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중국발 경기 둔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됐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2일 발표되는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지표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언제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인지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9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전월보다 20만1000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보다 2만8000개 늘어난 수준이다. 9월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5.1%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건 늘어난 27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7만1000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美 제조업 지표 2년 만에 최저 vs 부동산지표 호조 지속
이날 하락세는 제조업 지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9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를 기록해 2013년 5월 이후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전월 51.1은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 50.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의 소비지출이 어느 정도 제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달러 강세는 미국 생산품들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FTN파이낸셜의 제이 모어락 연구원은 "제조업은 한 마디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수요 둔화와 달러 강세가 함께 나타날 경우 수출에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27만7000건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7만750건을 기록해 8월초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실업수당 연속 수급 신청건수도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219만1000건을 기록해 2000년 11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하위지수에서 신규주문은 50.1을 기록해 지난달 50.7에서 또다시 하락했다. 신규수출주문은 46.5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2년 7월 이후 가장 최저다. 생산지수는 53.6에서 51.8로 내려갔다.

고용지수는 9월 50.5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지표로 쓰이는 가격지불지수는 38.0으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재고지수는 48.5로 전월과 같았다.

반면 주택관련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8월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며 200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예상치 0.5% 증가도 웃도는 수준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민간 주택건설이 1.3% 증가했고 비주거용 건설은 0.2% 늘어났다. 공공 건설지출은 0.5% 증가했다.

◇ 제프리 래커 "10월 금리 인상 여전히 가능해"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래커 총재는 "(10월 인상이) 왜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곧 나올 고용지표(고용보고서)는 고용시장 개선세를 더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FRB가 다음 회의를 가질 때면 소비지출 강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래커 총재는 "혼란에도 불구하고 8월 소비자들의 지출은 지속됐다"며 "이 흐름은 9월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 美 자동차 판매, 9월에도 호조 지속… 2000년 이후 최대치 전망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휘발유 가격 하락과 노동절 할인 행사에 힘입어 9월 판매량이 급증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2000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간) 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9월 자동차 판매량은 144만21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305만32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했다.

반면 배출가스 조작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0.6% 늘어나는데 그치며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8% 증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17.8% 증가하며 선전했다. 현대차의 증가율은 14.3%를 기록한 반면 기아차는 22.6% 급증했다.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각각 3.7%와 7.0% 증가했다.

미국 업체 가운데는 소형 트럭 수요 증가에 힘입어 포드의 판매량이 23% 급증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지프의 판매량이 66개월 연속 증가한데 힘입어 14% 늘어났다. GM의 판매량도 13% 증가했다. 뷰익과 캐딜락, 쉐보레, GMC 등 GM의 4개 브랜드 판매량이 모두 증가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일본 업체들 가운데는 닛산이 인피니티 판매량이 30% 급증한데 힘입어 18.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토요타와 혼다의 증가율은 각각 16.2%와 13.1%로 집계됐다.

반면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나마 아우디와 포르쉐의 판매량이 각각 16.2%와 22.7% 늘어나면서 폭스바겐그룹 전체 판매량은 7.6% 증가했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9월 중순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10월 판매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증시도 혼조
주요국 증시도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먼저 일본 도쿄증시는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 제조업 지표 영향으로 상승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92% 상승한 1만7722.42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유럽 증시는 제조업 지표 부진 여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대비 0.18% 오른 6072.47로 장을 마쳤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65% 떨어진 4426.54를 기록했다. 독일 DAX지수는 1.57% 급락한 9509.25로 마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을 기록해 전망치 49.7을 소폭 앞질렀다. 차이신과 마킷이 발표하는 민간 제조업PMI 최종치 역시 전망치 47.0을 웃돈 47.2로 집계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2.0을 기록, 예상에 부합했다. 하지만 독일의 PMI는 52.3으로 예상을 소폭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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