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현기환 정무수석, 26일 김무성 만나 '안심번호' 반대했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5.10.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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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상보) "朴대통령 유엔 외교 중에는 보고 안 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잠정합의하기 전 지난달 26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 대표와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에 상의했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한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을 전격 방문, "김 대표가 만난 사람은 현 수석"이라며 "지난달 26일 만남에서 김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추진)하겠다,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말씀했다"고 말했다.



또 "이에 현 수석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문제가 많다며 반대한다고 했다며 "현 수석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당론도 아니고 문제가 많은 제도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대표가 문 대표와의 회동 후 결과를 통보하고 발표문을 사진으로 찍어 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당시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외교 일정이 워낙 빡빡해 (현 수석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안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머물며 제70차 유엔총회, 유엔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 등의 다자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달 30일 새벽 6시쯤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현 수석은 박 대통령이 귀국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김 대표와의 접촉에 대해 보고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 합의 내용을) 이러한 방향으로 정리하려고 한다고 청와대에 (사전에) 상의하고 회동이 끝난 뒤 발표문을 그대로 찍어 다 보냈다"며 "하도 답답하니깐 이것까지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회동을 갖고 암호화된 가상의 전화번호인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직접 총선 후보를 뽑도록 하는 국민공천제 도입을 추진키로 잠정합의했다. 양측은 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하되 일부 정당만 시행하게 될 경우 상대 당의 약한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역선택'을 방지하는 방안을 법으로 규정키로 했다.

이는 그동안 김 대표가 주장해온 전략공천 없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역선택' 등의 문제를 보완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 측에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다. 내년 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략공천을 통해 친박계의 세(勢)를 불리려 했던 청와대와 친박계로선 마뜩잖은 합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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