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머니투데이 조서현 로피시엘옴므 기자 2015.10.0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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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 SO FLY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지코.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L’officiel Hommes(이하 LH) 당신이 변했다. 정확히 말해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변했다. 보통 아이돌이라는 타이틀 아래 평가절하되기 마련인데, 이제 실력 있는 래퍼로 자리 잡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ZICO 고맙다.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좀 아쉽다. 아이돌이라고 평가절하되는 것. 이런 모순된 사고방식을 깼다고 해서 크게 기쁠 건 없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앞장서서 이 틀을 없애고픈 생각도 없다. 그냥 나는 잘하고 싶다. 아이돌이든 아니든.
LH 힙합계에서 이제 막 제대로 자리 잡은 지코, 그가 뽑은 괜찮은 뮤지션이 궁금하다. ZICO 국내에서는 아이유. 곡도 잘 쓰고, 그 나이를 뛰어넘는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부럽다. 해외에서는 아직까지도 윌 아이 엠. 프로듀서로서 그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No Doubt!
LH 에디터를 처음 보고 1초도 되지 않아 액세서리를 발견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다고 해석된다. 물론 익히 알려져 있지만. 영화 에서는 블락비 멤버 피오, 디자이너 고태용과 호흡을 맞추고 함께 출연했다. 어땠나? ZICO 굉장히 재미있었다. 패션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문적으로 아는 게 아니어서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모르니까 용감할 수 있었는데, 디자이너 고태용이 그 날것들을 쳐내기는커녕 새로운 시각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줬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보머 재킷, 네이비 컬러 라운드넥 티셔츠, 조거 팬츠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같이 일해보고 싶은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면? ZICO 같이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는… 치기 어린 생각이지만… 준지. 완전 그의 팬이다.
LH 좋아하는 스타일은? ZICO ‘놈코어’ 트렌드에 빠져 있다. 그리고 하이엔드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를 믹스 매치하는 것.
LH 근 3년 만에 시도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은 다 해봤다고 들었다. 자주 바꾸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ZICO 나는 내 모습에 싫증을 자주 내는 스타일이다. 얼굴보다 스타일에.
LH 웃어도 되나? 기대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대답이다. 자신에 대해 싫증을 잘 낸다라…. ZICO 이게 나다. 변덕이 심하다.
LH 가장 마음에 들었던 헤어스타일은? ZICO 백발에 가까운 금발에 레게 머리. 여성 팬들은 혐오하던데, 나는 그 스타일이 진짜 좋다.
LH 그럼 조만간 또 볼 수 있겠다. ZICO 기대해도 좋다.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패딩 안감으로 보온성을 높인 울 소재 오버코트, 블랙 터틀넥 풀오버, 인피니트 블랙 스키니 피트 데님 팬츠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본인이 프로듀싱한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ZICO 송민호의 ‘겁’. 단기간에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해 내가 가진 재료가 잘 응축된 곡이 나왔다. 평소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태양 선배와 같이한 점도 좋았고.
LH 태양과 함께 작업해 가장 좋았던 점을 꼽는다면? ZICO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한다는 것. 그 사실과 그때의 심정. 그냥 스스로 뿌듯했다. ‘내가 정말 여기까지 왔나?’라는 기분. 결과물이 마치 스스로에게 주는 상처럼 느껴졌다. 사실 내가 만든 곡 잘 안 듣는데, ‘겁’은 200번도 넘게 들었다.
LH 잠깐, 자신이 만든 곡을 안 듣는다고? ZICO 요리사도 자기가 만든 음식 안 먹는 사람 있지 않은가. 만들다 보면 식욕이 떨어져서. 같은 맥락이다.
LH 나도 내가 만든 책 잘 안 보는 편이다. 감상에 젖게 될까 봐. 늘 새로워야 되는 게 핵심이니까. ZICO 자기 복제에 대한 염려도 있고.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울 혼방 소재의 슬림 피트 보머 재킷, 인피니트 블랙 스키니 피트 데님 팬츠, 캘빈 클라인 로고 캡 모자, 그리드 패턴의 백팩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본격적으로 얘기를 해보자.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각각 말해달라. ZICO 얻은 것은 인지도, Named. 래퍼로서 인지도는 있었으나 비트 메이커로서 나를 알리고 싶은 욕심도 났다. 그런 욕심이 조금 채워졌다.
LH 잃은 것은? ZICO 멘탈. 정말로 사건 사고가 많았다. 화면에 비친 것의 50배 정도는 될 거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LH 그럴 때마다 어떻게 극복했나? ZICO 극복? 전혀. 고스란히 느꼈다. 때로는 고통을 고스란히 느낌으로써 무뎌지기도 하지 않는가.
LH 고통을 고통으로 덮었다? 스트레스의 시발점은 아마 출연 전 팔로알토와 같은 팀을 한다고 했을 때부터 아닐까. 대부분이 둘의 합을 의심했다. ZICO 잘될 것 같은 느낌은….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었다. 활동 영역, 연령대 등이 너무 달라서? 공통분모가 적은 만큼 노파심도 컸다.
LH 그래도 끌고 가게 된 원동력은? ZICO 내가 열심히 하면 함께 가는 사람도 부응해줄 거라 믿는다. 그리고 또 하나는 팔로알토의 지혜. 내가 아는 한 그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확신.
LH 확신은 언제나 처절한 배신감 혹은 통찰력에 대한 믿음, 두 가지 중 하나를 대가로 치르는 법이다. 이번 경우는 어땠나? ZICO 당연히 후자. 그는 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주었다.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여자 모델이 입은 프리미엄 미드 블루 톤 데님 트러커, 지코가 입은 블랙 데님 트러커, 인피니트 블랙 보디 피트 데님 팬츠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에 형 태운이 참가자로 출연했다. 그에 대한 평가를 유독 아꼈다. ZICO 형제니까. 왜곡된 시선으로 볼 것이 뻔하니까. 숙고해온 행동 강령을 실행했다. 그냥 가만히 그렇게.
LH 지금이니까 형에 대해 솔직히 평가해달라. ZICO 형의 도전 정신은 정말 대단했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수많은 쟁쟁한 참가자를 뚫고 위로 올라갈 만한 기량은 보여주지 못했다.
LH 그랬는데? ZICO (미소) 노코멘트했다.
LH 송민호가 준우승을 했다. 우승을 기대했나? ZICO 솔직히 그랬다. 기대는 했지만 아쉽지는 않다. 우승자보다 얻은 것이 많은 준우승자다. 사람들에게 더 많이 각인되었다는 것. 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송민호와 팔로알토, 그리고 내가 만든 무대를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절대로 우승자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정도지.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청키한 느낌의 로 게이지 니트 풀오버 Calvin Klein Jeans.
LH 이제 당신 얘기를 좀 해보자. 화려한 20대를 보내고 있나? ZICO 겉은.
LH 그럼 화려한 걸로. 꿈꾸는 30대의 모습이 있나? ZICO 비밀이다.
LH 나한테만 말해주면 안될까? ZICO ㅂ무ㅗㅓㄹ처ㅣㅏ거트.#2^&*ㅇ#@@
LH 비밀은 꼭 지키겠다. 음악 얘기를 더 듣고 싶다. 유치한 질문 해도 되나? ZICO 들어는 보겠다.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여자 모델이 입은 알파카 소재가 함유된 터틀넥 크롭트 톱 Calvin Klein Jeans, 블랙 언더웨어Calvin Klein Underwear, 지코가 입은 프리미엄 미드 블루 톤 데님 트러커, 뛰어난 신축성과 부드러운 촉감의 미드 블루 톤 워싱 스키니 피트 데님 팬츠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지코에게 힙합이란? ZICO 우지호를 지코로 살아갈 수 있게 한 세상.
LH 대답이 멋지다. 그 세상에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은? 꽉 막힌 꼰대? 주제 넘는 힙하퍼? ZICO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람을 억지로 들여놓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더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LH 힙합 말고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ZICO 정말 많이 듣는 질문이다. 다 좋아한다. 요즘은 퓨처 베이스 장르를 자주 듣는다.
LH 좋아하는 뮤지션은? ZICO 요즘은 더 위켄드, 늘 그렇듯이 드레이크.
힙합과 놈코어룩을 즐기는 지코.
‘Stay Calvin’ 문구가 적힌 블랙 라운드넥 반소매 티셔츠, 블랙 터틀넥 풀오버 모두 Calvin Klein Jeans.
LH 힙합의 여러 가지 장점 중 최고의 매력은? ZICO 음악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
LH 그렇게 자유를 추구하는 남자가 아름다운 구속을 위한 이상형을 꼽는다면? ZICO 마른 여자보다는 건강미 있는 여자.
LH 추상적이다. ZICO 골반 있는, 몸에 비해 허벅지에 살이 있는 여자.
LH 본인이 꽂히는 스폿이 있나 보다. ZICO 골반에서 허벅지로 넘어가는 라인. 하체 쪽에 내가 꽂히는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너무 외모 얘기만 했나? 일할 때 열심히 집중하는 여자, 섹시하다. 근데, 뭐가 됐든 랩은 안 했으면 좋겠다. 제발.
LH 내가 이상형을 물었던 숱한 셀러브리티 중에 가장 속 시원한 결과물을 제공했다. 이렇게 거칠 것이 없는 지코도 두려워하는 게 있나? 설마 엄마? ZICO 엄마 말고… 늙는 거.
LH 지금 나 디스한 건가? ZICO 절대. 최근에 느낀 건데, 스무 살이 되고 나서 4년이 훅 지났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 줄 몰랐다. 내 인생을 느긋하게 관전할 수 없다는 것. 그게 무섭다.
LH 최근 했던 일이나 말 중 후회스러운 것이 있다면? ZICO 있는데 말할 수 없다.
LH 그럼 패스. 지호와 지코의 차이점이 있다면? ZICO 지호는 개인이고, 지코는 공인이다.
LH 깔끔하다. 지호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ZICO 비밀이다.LH 그럼 지코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ZICO 음악.
LH 그나저나 목소리가 정말 좋다. ZICO 목소리만 좋은 게 아닌데. 농담이다.
LH 제일 자신 있는 게 뭔가? ZICO 부지런한 거.
LH 의외다. 의 커버 주인공이 된 것도 부지런함의 성과로 보면 되겠나? ZICO 아마도. 처음으로 잡지 커버를 했다. 그냥 기분 좋다. 숱한 셀러브리티 대열에 합류한 것 같다.
LH 우리가 재목을 먼저 알아봤다고 생각해줘라. 나중에 의리 지킬 건가? ZICO 의리? 당연하지 않나.
LH 마지막으로 지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혹은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ZICO 지코는, 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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