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한국인 대원' 김군 사건일지…출국부터 가담·피격까지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5.09.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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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한국인 1호 대원으로 확인됐던 김모군(18)의 실종사건 일지에 'SNS를 통한 IS 가담 준비', '터키 입국', '시리아 국경을 넘어 IS 가담'에 이어 '피격 및 사망 추정'이 추가됐다.

30일 외교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김군은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지난 6년간 서울 자택에서 생활해 왔으며, 최종 학력은 '중학교 자퇴'다.



이 같은 상황은 김군을 인터넷에 몰두하는 '은둔형 외톨이' 성향으로 내몰았다. 김군은 지난해 초부터 IS 관련 단어를 500여회 검색하는 등 IS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 IS 관련 사이트 60여개를 '즐겨찾기'에 추가해 드나들었고, 급기야 트위터 등을 통해 IS 측과 가입 방법에 대해 대화하기도 했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IS 가담에 대한 갈망을 실행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우선 IS 근거지로 들어가는 길목 가운데 한 곳인 터키를 1차 목적지로 정한 뒤 부모에게 "터키 여행 후 마음 잡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고 해 경비 지원을 약속받았다.



출국 디데이(D-day)는 올해 1월8일이었다. 김군은 전날 자신의 방에 'IS에 가입하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기고 페이스북 계정에 '내 나라를 떠나고 싶다. 새 삶을 살고 싶다'고 썼다. 날이 밝자 그는 아버지의 지인인 목사 홍모씨(45)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로 날아갔다. 김군의 부모와 홍씨는 이 여행이 7박8일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다.

터키에 도착한 다음 날인 1월9일 김군과 홍씨는 이스탄불에서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킬리스로 이동했다. 이튿날 오전 8시 김군은 홍씨 몰래 소지품이 든 가방을 챙겨 호텔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30분 뒤 호텔 앞에서 한 남성을 만나 승합차를 타고 인근 난민촌으로 이동했다. 호텔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있던 김군이 매우 초조해 보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홍씨는 3일간 홀로 김군을 찾아다니다 1월12일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에 실종신고를 했다. 대사관은 터키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가 1월17일 "김군이 시리아로 불법 입국해 IS에 가입했다"고 보도하면서 사건은 세상에 드러났다.


한국 정부도 김군을 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김군이 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1월18일 김군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IS 깃발이 담긴 사진 3장을 발견한 데 이어 21일 "김군이 납치되지 않았고 IS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한 달여가 지난 2월19일에는 김군으로 추정되는 한 IS 대원의 태권도 시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어 국정원은 2월24일 "터키에서 잠적한 김군이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IS에 가입해 미확인 장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후 약 7개월이 흘러 공습에 피격, 사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군 사건은 비극의 결말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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