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취재진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 번호를 통한 국민공천제 등 내년 총선룰과 선거구획정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2015.9.29/뉴스1
김무성 대표는 지난 28일 부산에서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 후 이틀 연속 긴급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설명에 나섰다. 그러나 친박계는 "야당 혁신안이 김 대표가 주장한 국민공천제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다자 외교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와중에 김 대표가 야당 대표와의 협상 성과를 과시하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일전을 벼르는 모습이다.
김 대표로선 국민공천제를 여야 동시에 시행할 공감대를 야당으로부터 이끌어냈음을 의총에서 보고하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한 회의론을 차단하는 모멘텀을 마련했다 할 수 있다. 그동안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있어왔고 야당의 불참이 확정된 이상 오픈프라이머리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날 긴급최고위에서도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안심제도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지난 28일 저녁 회의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총대를 멨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의 말미에 안심번호 제도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이의제기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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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대표가 "어떤 부작용이 있느냐, 부작용을 보완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느냐"고 받아치자 논쟁을 이어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 원내대표는 "안심번호 제도가 새누리당에선 생소하기 때문에 의원들에게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29일 긴급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서도 "여야 합의에 따른 완전국민공천제를 추진했어야 됐지만 차질이 생겼다"며 "새누리당은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는 새로운 상향식 공천 방식을 모색하는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앞서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양당 대표 회동을 통해 도출된 공천 방향이 아닌 다른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 원내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양당 대표 간 타결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이를 지켜본 후 필요한 시점에 자신이 구상한 공천 방식을 밝히고 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전략공천은 없다"고 천명한 김 대표와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 비박(비 박근혜)계는 원 원내대표가 구상하는 공천 방식이 친박계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공천룰을 두고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지도부 분열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취재진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 번호를 통한 국민공천제 등 내년 총선룰과 선거구획정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2015.9.29/뉴스1
새누리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인) 30일 이후에 (회동해서 발표) 했으면 했는데…"라며 못마땅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의총에서 안심번호제도 관련해서 무제한으로 의원들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므로 의총에서 자연스럽게 공천룰에 대한 이야기가 모아지지 않겠느냐"며 김 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반격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