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신당창당 선언…'야권통합' 거절하고 독자노선

머니투데이 배소진, 최경민 기자 2015.09.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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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내년 1월 창당완료…"개혁적 가치 공유한다면 기성정당도 함께"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0일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천 의원은 '개혁적 국민정당'이라는 가치 아래 한국정치를 전면 재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계파간 내분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한 강한 비난과 함께 야당 내 비주류를 겨냥하며 '세 불리기'도 예고하고 나섰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정치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개혁적 국민정당'의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신당창당을 위해 내달 중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다. 1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월 중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신당에 함께 할 인사들에 대해서는 "개혁적 가치를 공유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정당에 몸담았던 분들과도 함께 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야권 원외인사들의 영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포석이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천 의원은 문 대표가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천 의원과 충분히 접점을 만들 수 있다. 야권이 단일정당으로 총선을 맞이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데 대해 "저는 미안한 얘기지만 새정치연합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너나 잘해라' 이런 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에서 미래를, 희망을 잃은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는 게 제 느낌"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서 그런 의원들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 용감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표와의 뚜렷한 노선차이를 드러내면서 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세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개혁적 국민정당'이란 신당의 성격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당정책에서 따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른바 'DJ정신'을 계승했음을 내세우기도 했다.

천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국정치는 국민의 삶과 유리됐다. 절망에 빠진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한다"며 "사회의 여러 영역을 조정하고 국민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내는 리더십도 발휘하지 못해 무기력하고 무능하다"고 기존 양당구조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천 의원은 정부여당에 대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은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의 옹호자일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이 수구기득권 세력"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자신의 '친정'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야당다운 패기와 기상을 잃었다"고 더 날카로운 비판을 내놨다.

특히 최근 새정치연합의 계파갈등 등 내분에 대해 "정권교체보다 계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폐쇄적이고 패권적인 패거리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며 "무기력한 패배를 반복하면서도 고통당하고 분노한 국민이 진정으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려는 의지조차 없다. 성찰도 반성도 책임지는 행위도 없고 자신의 환부를 직시하지도 스스로 도려내지도 못한다"고 융단폭격을 가했다.

천 의원은 자신이 추진할 개혁정당의 비전으로 △모든 형태의 기득권에 결연히 맞서는 강한 야당 △‘기본이 채워지는 삶’의 실현을 최우선적 과제로 여기는 정당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혁신경제의 실현을 추구하는 정당 △확고한 개혁적 가치와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 △국민을 섬기고 민심을 받드는 정당 △청년들 스스로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의 정당을 제시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할 것이고, 이는 야당의 참사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수구독점 기득권 세력의 절대 우위가 고착되는 국가적 참사가 될 것"이라며 "위대한 국민의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는 유능하고 헌신적인 새로운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광주시민의 지지와 선택으로 다시 한 번, 어쩌면 마지막으로 한국정치를 바로세울 사명을 부여받았지만 저 역시 오늘의 정치현실에 크나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어떠한 기득권도 고집하지 않으며, 오로지 한국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정치혁명의 마중물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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