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 "왕자의 난 끝났다…호텔롯데 내년 상반기 상장"

머니투데이 정진우 정영일 정혜윤 기자 2015.09.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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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00][2015 국감](종합)신 회장, 공정위 국감 증인 출석 "10월까지 순환출자 해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2015.9.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2015.9.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친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도 했다. 또 오는 10월까지 순환출자고리 80%를 개선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 회장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왕자의 난이 끝났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왕자의 난은 끝났다”며 “다시 경영권 분쟁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의 경영 분리에 대해선 “한국롯데와 일본롯데가 함께 가야 시너지가 나온다”며 “분리경영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의 모든 기업은 분명 대한민국 기업이다”며 “롯데가 한국 상법을 따르는 기업이고 세금도 한국에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또 이번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섰던 호텔롯데의 상장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년 2분기(상반기)까지 호텔롯데를 상장할 계획이고, 아버지 신격호 회장에게 호텔롯데 상장 문제를 설득했다”며 “호텔롯데 상장시 30~40%는 신주발행으로 할 예정이고, 일본쪽 지분률이 50% 미만으로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언급한 롯데의 해외계열사 관련 중요자료 미제출에 대해선 “자료 미제출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일본에서 정보 공개와 관련해 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그동안 경영과정에서 미진한 부문이 많았는데, 롯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앞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밖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본인을 향해 "너 나가"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때는 직접 총괄회장을 만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식의 손가락질 경영을 하는 전근대적인 가부장적인 권위적인 문화를 갖고 세계 경영을 할 수 있나"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아버지가 자식한테 '너 나가' 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외에도 “자녀들의 경영 참여를 원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얘기를 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축구 한일전을 구경할 때는 응원팀이 한국팀이냐 일본팀이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웃으며 "지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하고 답했다. 신 회장의 이날 답변에는 일본어 말투가 묻어났지만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문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1시53분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국회에 도착했다. 짙은 회색 양복에 진보라색 넥타이를 맨 신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 앞을 지나 국회 6층 정무위원회 회의실로 들어섰다.

국회 방문증을 가슴에 단 신 회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하거나 양팔로 팔짱을 껴보기도 했다. 함께 출석한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 역시 굳은 표정으로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기도 했다.

의원들은 사상 첫 10대그룹 재벌 총수의 국회 출석에 매서운 추궁을 이어가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오후 국정감사 개시에 앞서 신 회장에게 "롯데는 1960년대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항상 국민들 곁에 있었던 기업"이라며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나 일본기업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책임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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