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소리가 다방커피라면 'VR 사운드'는 에스프레소죠"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5.09.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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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오 가우디오디오랩 대표 "VR 오디오 기술로 전 세계에서 독점적 위치 확보할 것"

오현오 가우디오디오랩 대표. /사진제공=가우디오디오랩.오현오 가우디오디오랩 대표. /사진제공=가우디오디오랩.


"가상현실(VR) 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 다들 비디오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디오로 치고 나간다면 확고한 위치 선점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VR은 말 그대로 특정 상황을 가정해 진짜처럼 느끼도록 하는 기술이다. VR 기술을 활용해 우주여행을 떠나고, 게임 속 주인공이 되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 스타트업 가우디오디오랩은 VR 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인 ‘소리’에 주목했다. 이 분야 최고의 연구인력을 모아 VR 오디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설립한 회사다.



오현오 가우디오디오랩 대표(사진)는 "‘경험의 절반은 소리’라는 말처럼 제대로 된 소리가 있어야 VR 구현이 가능하다”며 “자체 기술력으로 전 세계에서 독점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우디는 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에서 헤드폰 렌더링용 오디오 기술의 국제 표준(ISO/IEC MPEG) 채택을 주도한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이 기술은 10개 이상의 스피커를 동원해 낼 수 있는 소리를 헤드폰에서 들을 수 있도록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가우디는 이 기술을 활용한 VR용 오디오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데모 버전까지 개발된 상태로 베타 버전은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오 대표는 “많은 사람이 놀라운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적당한 대가만 내면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우디의 오디오 기술은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만으로 VR 소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연산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이어폰으로도 VR 속 소리의 이동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거나 자동차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등 다양한 상황의 소리를 실감 나게 구현할 수 있다. 베타 버전은 공간 인식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 중이다. 방 안에 서 듣는 소리와 해변에서 듣는 소리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제품 제조와 판매가 아닌 기술력을 제공하는 연구개발(R&D)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오디오 R&D’ 기업이 목표다. 그만큼 우수 인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현 인력 5명 중 4명이 박사급이다. 관련 기술을 연구한 극소수 서울대, 연세대 교수들의 제자들이 뭉쳤다.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투자받은 11억원도 우수 인력 확보에 쓸 예정이다. 가우디는 고급 개발인력이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또는 로스앤젤레스 중 한 곳에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오 대표는 “국내에서 박사급 인력 3명 정도 영입하고, 해외 유수 인력을 데려올 것”이라며 “오디오 분야의 세계 최고 인력들이 모여서 진정한 의미의 VR 소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VR 시장 전망에 대해선 “오큘러스 상용화 버전과 갤럭시VR 다음 버전이 나오는 내년 봄 정도에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VR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기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VR 기기 가격이 형성된다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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