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 뽑는 'KEB하나은행' 통합 공채1기 자소서에는

머니투데이 이시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2015.09.16 10:11
글자크기

[2015 하반기 공채 자소서 불패노트] ⑭KEB하나은행

편집자주 2015년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 원칙을 내놓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로서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길이 별로 없다. 그나마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자소서 문항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성해나간다면 취업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매주 [NCS불패노트]를 기고해온 이시한 강사와 함께 9월 한달간 자소서 문항이 공개되는 기업순으로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쓰기 코칭을 연재한다.

'KEB하나은행'이라는 이름의 공채는 처음이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후에 처음 진행되는 공채인데다가 규모가 50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은행권 지원자들의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는 공채다. 통합 공채 1기이니만큼 자소서 항목도 처음 공개되는 자소서 항목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어느 자소서 보다도 기존의 합격자 자소서라고 주장하는 시중의 샘플들에 좌우되지 않고 작성해야할 것이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번 문항 : 흔히 말하는 ‘성장과정’이라는 항목과 ‘장·단점’이라는 항목이 한데 묶였다. 그러니까 성장과정에서 있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장점과 단점을 기술하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항목에서 중요한 것은 성장과정이 아니라 개인의 장점과 단점이다. 자신이 강조할 장점을 선정한 뒤에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성장과정의 장면을 잡아서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 단점도 마찬가지다. 실제적인 단점이 드러나는 장면을 써야하는데, 대신 그 이후에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 써야할 것이다.



▶2번 문항 : 보통은 ‘지원동기’라고 물어보는 항목을 ‘KEB하나은행에 지원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라는 항목으로 물어보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 나오는 대답들은 KEB하나은행의 여러 실적들을 나열하면서 찬사를 늘어놓는 유형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이 질문은 그런 대답 보다는 지원자의 보다 실질적인 은행입사 준비 과정을 묻는 문항이다. 사실 KEB하나은행만을 준비하는 은행권 지원자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자소서 문항을 내는 사람들도 그런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따라서 KEB하나은행에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은행권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들을 서술하는 것이 좋겠다.

▶3번 문항 :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것은 역시 외국어다. 기본적인 영어 외에 외국어를 할 줄 알면 가장 설득력 있는 글로벌 경쟁력일 것이다. 외국어에 장기가 없으면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열린 마음,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글로벌 경쟁력으로 많이 생각하는데, 사실 이런 것은 너무 흔한 설정이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세계 어느곳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상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령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만큼은 세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면 그것을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치부해도 된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이다.



▶4번 문항 : 사실 이 문항을 보면 KEB하나은행이 원하는 인재는 그냥 ‘경력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을 이제 졸업하는 신참이 혁신적인 일을 통해서 조직을 변화시킨 경험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이 문항에 곤란을 겪는 지원자들이 많다. 하지만 누구라도 이런 경험들에 대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추동하고, 남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었던 일에 대해서 혁신의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표현이 될 것이다.

▶5번 문항 : 인문학적인 소양을 보려는 의도가 있는 문항이다. 그러다보니 지원자들이 멋진 책이나 예술 작품들을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문항의 가장 중요한 점은 지원자의 가치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어떤 책을 읽었으니까 이 친구를 뽑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인사담당자는 없다. ‘이런 가치관을 가졌으니까 뽑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가치관을 우선으로 놓고, 그것이 잘 드러날 수 있었던 인문/예술작품을 선정하는 식으로 순서를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6번 문항 : 열정, 열린 마음, 고객우선, 전문성, 존중과 배려, 정직을 참고하라는 얘기는 결국 이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웬만한 가치는 저 안에 다 들어가기 때문에, 자신이 강조할 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문항은 굉장히 추상적인 문항인데, 어떤 계기를 거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를 기술하라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위에 나열한 가치를 진정성 있게 깨달은 계기에 대해서 기술하고 그 과정을 자세하게 쓰라는 말과도 비슷하다.


▶총정리 : 하반기 공채를 실시하는 은행권에서는 전반적으로 영업에 적합한 인재를 많이 뽑는다. 여기서 영업이란 것이 꼭 물건을 들고 나가서 팔아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은행의 대면 업무가 눈에 띄게 줄었고 지점도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 은행원들의 자세는 찾아오는 고객을 맞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찾아 나가는 것이 돼야 한다.

그래서 최근 은행권에서 각광받는 인재는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인재들이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스펙적인 부분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활발한 대외활동과 여러 인간관계들을 자소서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면 조금은 더 가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