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콘텐츠시장 공략 새 전략

머니투데이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2015.09.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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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1000만 영화 ‘암살’이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상하이(上海)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항일투쟁 등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중국에서도 인기 돌풍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영화시장의 규모와 성장세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박스오피스 수입만 약 3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1% 급성장했다.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도 중국은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2017년이 되면 중국은 콘텐츠산업 분야에서 세계 2위 일본을 꺾고 미국과 함께 G2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우리 콘텐츠산업이 협소한 내수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간주돼왔다. 실제 2013년 기준으로 우리 콘텐츠 수출액의 27.5%를 차지한 최대 한류 수입국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5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고 주인공의 패션과 화장품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그런 중국이 달라지고 있다. 소위 ‘문화공정’(文化工程)의 일환으로 방송 심의 방식을 변경하거나 온라인게임 판호(출판물 승인)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진입장벽을 쌓고 있다. 이를 극복할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2015 코리아 브랜드 & 한류상품 박람회’(KBEE 2015) 기간에 충칭(重慶)시와 충칭문화산업투자그룹유한공사 고위관계자들을 만났다. 베이징(北京), 상하이, 톈진(天津)과 더불어 중국 4대 직할시인 충칭은 중국 중서부 경제발전 정책의 핵심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최대 수혜자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등 많은 한국 기업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팝을 비롯한 한류 인기도 높고 다른 지역에 비해 한국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충칭은 최근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 우수기업 및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문화창의산업단지 한국기업 입주 등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안하며 전략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만남도 콘텐츠기업과 제조업 및 상품의 동반 진출, 진출기업에 대한 금융 우대정책, 현지 제작 콘텐츠의 중국산 인정 등 후속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충칭과의 협력이 구체화하면 우리는 3000만 인구의 또 다른 한류와 제조업 시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중국에서 한류를 되살리는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의 한류 거점 확보와 함께 우리만의 강점을 중국의 거대한 자본과 결합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 콘텐츠 기업들의 기획력과 지난 20년 간의 값진 해외진출 경험을 중국 자본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빅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우수 콘텐츠 프로젝트, 기업, 인물에 직접 투자하고 싶어하는 중국 문화산업 투자네트워크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중심을 울리기 위해 때로는 ‘변죽을 때리는’ 방법도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보다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시장을 노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우리 콘텐츠 기업들을 위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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