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지겹지만 그래도 연준… 힘 잃는 9월 금리인상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9.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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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지겹지만 그래도 연준… 힘 잃는 9월 금리인상


자고 나면 바뀌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뉴욕 증시가 울고 웃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지표 호조는 증시에 악재가 되고 예상에 못 미친 지표는 오히려 증시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8.76포인트(0.45%) 상승한 1961.0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02.69포인트(0.63%) 오른 1만6433.0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26.09포인트(0.54%) 상승한 4822.34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2.1% 상승했고 다우 지수 역시 2%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3% 상승하며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말을 앞두고 있는데다 다음 주 연준의 금리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르한 캐피탈의 아담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적으로 장 마감 직전이나 금요일 상승은 예측이 힘들다”며 “하지만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연준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보다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 전략분석가는 “시장이 매우 민감한 상황이지만 저가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S&P500 지수가 1947 아래에 있을 때는 변화가 없었지만 이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의 최대 호재는 부진한 경기지표였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소폭 웃돌았지만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목표치인 물가상승률 2% 달성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가계의 살림살이 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은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 둔화 신호로 읽히는 이유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카드를 계속 검토하겠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의 제임스 메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기 지표는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변동성과 신흥시장, 부진한 물가상승률은 굳이 (금리 인상을)서두를 필요가 있는지 반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디드의 타라 싱클레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핵심적인 것은 연준 위원들이 물가상승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며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상치를 소폭 뛰어넘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이는 한 달 지표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둔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9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46%로 나타났다. 지난달 설문 조사에서는 82%가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했었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최고 참모로 불렸던 앤드루 레빈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도 9월 금리인상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10일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빈 교수는 옐런 의장이 부의장이던 2012년까지 보좌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를 옐런 의장의 '사실상 최고 참모'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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