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상당히 애를 먹이는 것이 KT 자소서다. 원래 자소서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의 자소서 문항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한 항목에 1000자 이상을 요구하는 등 문항 자체에서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쓸 것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KT는 그런 것치고는 한 항목에 쓸 수 있는 자수가 700자 정도로 긴 편이 아니다. 생각보다 쓰기가 힘들다. 이런 경우 팩트 위주로 가야 한다. 조금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주어와 술어 위주로 써야 하고, 형용사와 부사 같은 것은 빼야 한다. 만연체는 지양하고 간결체로 가야 한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흔히들 ‘KT가 훌륭한 회사여서 자기가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서술은 ‘나는 잘난점이 없고 이 회사가 잘났기 때문에 거기에 끌려서 내가 지원했다’는 식으로 해석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굳이 지원자를 뽑을 이유가 전혀 없다. 회사 지원동기에 그 회사의 훌륭한 점을 객관적 팩트로 나열하는 것은 여러모로 지면이 아까운 짓이니까 자제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협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가치가 더 높을 수 있다’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협업의 가치를 깨닫고 지금도 협업에 대해서 매우 친화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기업이 원하는 태도를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번 문항 : 문제해결력에 대한 이야기다. 문제 발생시 책임감에 대한 것을 묻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해결력을 보여주는 데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얼핏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이 포기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하게 된 책임감 있는 자세나 태도만 서술하기 쉬운데 사실 이런 태도적인 문제는 너무 당연한 것이다.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은 문제를 해결하는 경과다. 그 경과에서 자신의 역할, 분석력, 통찰력, 창의력, 대안제시력 등을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결국 문제해결력에서 강조할 만한 자신의 장점이나 지향점이 드러나야 하는 문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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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능한 이 문제들이 직무와 연관된, 아니면 적어도 직무가 연상되는 그런 식의 문제인 것이 바람직하다. 직무에서의 문제에 대한 자세와 해결력을 보려는 문항이니만큼 직무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연결돼 있어야 지원자에 대한 판단이 더 용이할 것이다.
▶4번 문항 : 일단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쓰라고 하니 직무적인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은 알겠는데, ‘가장 특별하고 인상 깊은 경험’이라는 것이 너무 범위가 넓고 상당히 추상적이다. 그래서 어떤 경험을 써야 할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데, 이 문항의 소재 선정에 하나의 기준을 찾기 위해 이 문항이 바뀌기 전의 형태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 이 문항이 예전에는 '지원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핵심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해당 역량을 갖추기 위해 본인은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였다. 그러니까 해당 직무역량을 갖추기 위해 본인이 노력한 경험을 쓰라는 것에서 그와 관련된 보다 폭넓은 어떤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직무 관련 역량을 쌓기 위한 교육, 시험, 자격증, 인턴, 호기심으로 스스로 배웠던 것 등이 서술 재료가 될 것이고, 이런 것들이 없을 때 개인의 경험, 느낌 등까지도 서술 가능한 문항이다.
▶총정리 : 최근 자소서는 한 문항당 1000자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700자 제한은 무언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직무 지향성이 중요한 만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문항인 1번과 4번은 당연하고, 2번과 3번도 직무적인 것과 관련이 있는 사례를 드는 것이 좋겠다. KT 자소서는 문항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의 인재상이 나온다. ‘직무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그것을 협업과 스스로의 문제해결력을 통해서 실현해가는 사람’이 그것이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그려나가야 할 인재상이 정해진 자소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