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을때마다 쌓이는 빚…" 세제 혜택까지 줘가며 대출 늘려라?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5.09.11 05:52
글자크기

[the300][국감 런치리포트-'마이너스 체크카드' 경보②]신한銀 3년간 2배…국책銀도 가세

"긁을때마다 쌓이는 빚…" 세제 혜택까지 줘가며 대출 늘려라?


체크카드를 마이너스 잔액 계좌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하 마이너스 체크카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금리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마이너스 체크카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에 따르면 최근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잔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표 참조) 신한은행은 지난 6월말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잔고가 5조350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2년 6월말 대출잔고 2조6423억원에 비해 3년 사이 102.49% 급증한 것이다.



우리은행 역시 대출잔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말 기준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잔고가 2조873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2012년 6월 1조7451억원 대비 64.63% 증가한 수치다.

하나·외환은행의 경우 총 대출잔고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증가폭은 만만치 않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6월 기준 대출잔고가 8965억원과 5652억원으로 2012년 6월말과 비교해 각각 94.0%와 131.73% 늘어났다. 3년 사이에 2배 이상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 잔고가 늘어난 것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가장 공격적인 마이너스 체크카드 영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지난 6월말 기준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잔고는 345억8000만원으로 2012년 6월말 16억3300만원에 비해 2017.58% 늘어났다. 2012년 6월 당시 대출잔고가 크지 않아 증가율이 자체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증가속도 자체는 가장 은행권에서 가장 빠르다.

반면 대출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잔고가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대출잔고는 3조3246억원으로 2012년 6월말 3조3461억원에 비해 0.64% 감소했다. 마이너스 잔액을 기록한 체크카드 장수 역시 지난 6월말 27만7734장으로 2012년 6월말 33만7024장으로 21.35% 감소했다.

외국계 은행들 역시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의 6월말 대출잔고는 각각 6534억9100만원과 658억2000만원으로 2012년 6월말 대비 각각 17.66%와 2.44% 줄어들었다.


은행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소비자에게 체크카드를 동시에 발급받을 경우 금리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마이너스 체크카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대출을 받을때 체크카드와 같은 부가상품을 가입하면 '주거래'로 분류돼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며 "이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안내하면 대부분은 체크카드 발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전체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한도 총액은 지난 6월말 기준 220조9051억원으로 지난 2012년 6월말 기준 194조1138억원 대비 13.80% 늘었다. 반면 체크카드와 연계된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총액은 지난 6월말 34조121억원으로 3년전과 비교해 50.79% 급증했다.

마이너스 체크카드 한도 증가율이 일반 마이너스 한도 증가율에 비해 3.7배 높은 것에서 미뤄볼때 시중 은행들이 공세적으로 마이너스 체크카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기식 의원은 "체크카드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한 '통장에서 즉시 결제'는 마이너스 통장과 연결할 경우 오히려 단점이 돼 돌아온다"며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누릴 수 있던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결제일부터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고객은 신용카드를 연결했다면 내지 않아도 됐을 이자를 추가로 내고,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수입으로 이어진다"며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도 이와 같은 영업 행태는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