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신임 받으면 재창당에 가까운 '뉴파티' 비전 제시"

머니투데이 김성휘,김승미 기자 2015.09.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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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상보)"기강과 원칙 안세우면 공멸"…정세균, 연석회의 제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7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세종특별자치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9.7/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7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세종특별자치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9.7/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자신의 거취를 당원과 국민에게 묻겠다며 재신임 카드를 꺼냈다. 혁신안이 통과되지 않거나 재신임에 실패하면 당대표에서 즉시 사퇴하겠지만 재신임을 받는다면 논란을 끝내자고 배수진을 쳤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직을 걸고 첫째 혁신, 둘째 단결, 셋째 기강과 당의 문화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며 "혁신위(혁신안) 처리를 마치는 시기에 저의 재신임을 저를 뽑아준 당원에게 묻겠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공천룰을 포함한 혁신안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통과, 중앙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문 대표는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저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재신임 받지 못하면 즉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총선 승리를 위해 다른 선택의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혁신안이 무산되면 사퇴할 것이고 혁신안이 통과돼도 별도의 재신임 투표가 부결되면 역시 사퇴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 혁신만큼은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며 "대표가 누구이든 우리당에 꼭 필요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대신 혁신안이 가결되고 (제가) 재신임 받는다면 혁신위나 제 거취를 둘러싼 논의를 끝냅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당원과 국민과 재신임으로 저에게 혁신과 단결을 대원칙을 명령해주시면 저는 모든 것을 던질 각오로 그 명령을 받들겠다"며 "총선 승리와 총력 체계, 재창당에 가까운 뉴파티(new party) 비전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재신임 절차에 대해선 "기초선거 정당공천 결정을 할 때와 같은 방법"을 언급했다. 이 경우 전당원 대상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방식이 유력하다. 새정치연합은 김한길 대표시절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에 합의하며 안철수 의원 측과 통합했지만 기초공천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에 전당원 조사를 통해 정당공천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문 대표는 최근 당 상황 관련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며 "개인의 입지나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신당 이야기를 하면서…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행태가 반복될 때마다 당은 힘이 빠진다. 한쪽에서 혁신하자고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는 일이 된다"며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를 위해서 대다수 땀을 흐리는 대다수 당원 노력이 허사가 된다. 이런 당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은 최선은 아닐 수 있지만 그게 시작이고 나머지는 우리의 몫"이라며 "혁신을 위한 어떤 제안도 당의 도움이 된다면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사막에선 지도를 보지 말고 나침반을 보라는 말이 있다"며 "‘계산’이라는 지도를 내려놓고 ‘국민’이라는 나침반만 보며 뚜벅뚜벅 큰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을 다른 지도부와 상의했는지에 대해 "제 개인적 거취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결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정치에 뛰어들 때 제 목표는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는 것이었지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든 제가 뭐가 된다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며 "그건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승부수에 따라 당 안팎도 분주해졌다.

같은 시각 정세균 상임고문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 정동영 전 의원을 포함해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결단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문 대표 회견과 겹치면서 회견문 배포로 대체했다.

비주류 의원모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주승용 최고위원을 포함해 회동을 갖고 입장을 논의했다. 다만 주 최고위원은 "원래 예정된 모임이지 문 대표 재신임 관련해서 모인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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