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곳곳 파열음…공천룰 당무위 상정

머니투데이 김성휘,김승미 기자 2015.09.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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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혁신위 "국민공천단 100%" 비주류 반발, 홍보물 수정 해프닝도

새정치연합 당대표실에 걸린 '민주60' 홍보물/머니투데이새정치연합 당대표실에 걸린 '민주60' 홍보물/머니투데이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새 공천방식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주류·비주류 갈등이 끓어오르고 있다. 당 60주년 기념사업 관련 홍보물에 대해 고위 당직 의원들이 이견을 드러냈고 문재인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9일 최고위원회의는 혁신안의 당무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냉랭한 분위기로 끝났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당 60주년 사업 엠블럼과 홍보물 시안을 공개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등 과거 민주당의 주요 장면들의 흑백사진과 이 엠블럼을 포함한 현수막을 만들어 대표실 벽에 걸었다. 60년사업 추진은 전병헌 최고위원, 디자인 작업은 문재인 대표가 당에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각각 맡았다.



문 대표가 최고회의를 위해 입장하면서 바뀐 홍보물을 보고 미소 지었다. 손 위원장에게는 "고생 많지요"라고 격려도 했다.

공개회의를 끝내고 비공개회의를 위해 자리를 옮기는 중 분위기가 바뀌었다. 홍보물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YS 측근인 최형우 전 의원 등이 담긴 사진이 포함됐다. 야당 인사들이 직선제 개헌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는 모습이다. 공교롭게 이 홍보물엔 김대중 전 대통령(DJ) 모습은 부각되지 않았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홍보물을 쳐다보며 "당이 누가 주인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수습에 나섰다. 손 위원장은 회의실에 남은 당직자들에게 "급하게 하느라 여러분한테 말을 못했다"며 "여러분들이 맞지 않다고 보면 그건 제 잘못이니까 고치겠다"고 했다. 김정현 수석부대변인도 "직선제 개헌 촉구 사진이다. 그러니 DJ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색해진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새정치연합 안팎엔 민주당 60년사 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YS 즉 상도동계의 역사를 담을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여당으로 변신했지만 민주화운동을 했던 역사까지 부정할 수 없다는 기류가 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YS도 우리 역사의 일부인데"라고 말했다.

반면 YS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3당합당을 결정했다는 비판적인 생각도 적지않다. 새정치연합이 DJ와 노 전 대통령 계승을 자처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손혜원 위원장이 홍보에 관한 한 문 대표 신임을 바탕으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지나치게 독단적으로 움직인 것 아니냐는 당내 불만도 있다.


최 정책위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YS 사진이라서 문제삼은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처음부터 의견수렴을 해서 잘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순히 사진 선정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혁신안을 둘러싸고 고조된 계파갈등이 논란의 본질이란 지적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8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5.8.20/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8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5.8.20/뉴스1
혁신위는 휴대전화 안심번호 도입을 전제로 공천 선거인단에 국민공천단을 100% 반영하는 방안을 냈다. 안심번호를 쓰지 못한다면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로 제시했다. 이는 현행 6대 4(권리당원 40%)의 당 기준보다 당원 참여비율을 더 낮추는 것이다.

문 대표에 비판적인 비주류, 비노(비노무현) 쪽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나왔다. 혁신안대로라면 사실상 동원선거가 가능하고, 실질적인 국민공천도 아니란 것이다. 계파 관점이 아니더라도 "아쉬울 땐 당원에게 손 벌리고, 공천에는 당원을 배제하는" 결정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않다.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공천룰을 포함, 혁신안을 이날 당무위에 상정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주류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혁신위원인 우원식 의원, 조국 서울대 교수가 사안마다 해명하는 식이었다.

그 결과 혁신안 원안대로 당무위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정됐다. 주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당무위에 밀어붙이기 식으로 상정했으니까 당무위서 계속 토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도 당무위원회에 참석은 했지만 모두발언을 하지 않으면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비주류쪽에선 문 대표 거취까지 공개 거론하고 있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대체로 야권 대통합 최대 걸림돌이 현재 문 대표 체제라고 많이 판단하고 있다"며 "전체 야권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문 대표께서 사퇴하시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런 의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도 혁신위의 공천방식을 두고 '국민공천제'가 아니라 '친노공천제'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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