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회장단, 최고 年27억 연봉반납 '청년고용' 확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5.09.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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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 회장단, 기본급·단기성과급 반납 결정… 재원, 청년 고용에 활용

신한금융그룹(한동우 회장), 하나금융그룹(김정태 회장), KB금융그룹(윤종규 회장) 등 3대 금융그룹 회장이 3일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최고경영자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달부터 연봉 30%를 반납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동우 회장한동우 회장


연봉 반납에는 금융그룹 계열사 전무 이상 임원들도 동참하며, 연봉 반납으로 마련되는 재원은 신규 채용에 활용된다. 연봉 반납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제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연봉 반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3대 금융그룹 이외의 금융권의 동참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그룹 회장단은 전날 조찬 모임을 갖고 '공동발표문'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고, 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경제가 어렵고 특히 청년 취업이 매우 어려운데 금융사들이 무엇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하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을 했다"며 "이미 다들 고용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해왔기 때문에 곧바로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선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 3대 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달부터 연봉의 30%를 반납키로 결의했다. 반납하는 연봉은 기본급과 매년 지급되는 단기 성과급이다. 다만, 4~5년마다 지급되는 장기성과급은 이번 연봉 반납에서는 제외키로 했다.

김정태 회장김정태 회장
회장단은 이와 함께 3대 금융그룹 산하 계열사 대표이사 및 전무 이상 경영진의 연봉 반납도 각 사가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의 경우 연봉 20%, 전무급 이상 임원진은 10%가량 반납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별로 마련되는 재원은 신한금융 연간 25억원, 하나금융 27억원, KB금융 2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금융그룹 회장과 경영진이 합심해 마련한 반납 재원은 계열사 인턴, 신입사원, 경력직 사원 등 연간 신규 채용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세 분 회장님이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고용 확대를 위해 솔선수범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금융그룹 회장들의 고액연봉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금융그룹 회장단의 공감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종규 회장 윤종규 회장
신한·하나·KB 등 금융그룹은 이미 채용 확대를 위한 전방위 노력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올해 고졸,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장애인 등 총 1500명을 신규채용(하반기 포함)했고, 그룹사들이 645억원을 출연해 청년층 고용에 나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잡 SOS’ 프로그램과 중진공과 함께 하는 ‘으뜸인재 으뜸중소기업 매칭 사업’ 등을 통해 올해까지 총 6120명의 중소기업 채용을 지원했다.

하나금융은 통합으로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올해 전년대비 80% 증가한 1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학생 신규채용 및 탈북자 새터민, 특성화고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통합으로 중복 인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올해 전년대비 76% 증가한 1580명을 채용했다. 채용인원의 대폭 확대와 함께 임금피크제도 개선, 희망퇴직 정례화 및 올해 9회째를 맞은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통해 올해까지 총 1만1528명의 중소기업 채용을 지원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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