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7회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개의선언을 하고 있다. 2015.9.1/뉴스1
정 의장은 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에도 부산 중·동구에서 출마하시는 걸로 알면 되겠네요"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십시오"라고 답했다. 정 의장은 그동안 관례에 따라 내년 총선에 불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에는 지역구도 해소 차원에서 광주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 현 지역구 출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16대 국회 후반기(2002년 7월~2004년 5월) 박관용 의장 이후 국회의장들을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지 않았다.
정 의장의 부산 출마가 현실화된다면 새누리당으로선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인구가 부족해 통폐합 대상 지역구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영도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서구에 정 의장의 지역구인 중·동구를 쪼개 붙이는 방안이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정 의장이 출마 의지를 굳힐 경우 주인이 있는 지역구를 다른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쪼개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당 대표와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이라는 유 장관이 한 지역구를 두고 정면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아직은 정 의장이 부산 출마를 굳힌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출마 검토 언급 자체가 주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여당 의원들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장이 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 대해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여야 간격을 좁히고 타협 여지를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수당의 국회의원이 맡게 되는 국회의장은 그동안 여권내 주류의 지지로 선출돼 여당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왔다. 정 의장의 경우 비박계로 청와대의 도움없이 당선돼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