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감염병관리체계 개선 방안 관련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9.1/뉴스1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의 지위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방역체계 개편안을 논의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당정은 이번 대책이 신속하게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해당) 예산이 정기국회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면서 "개편 방안 실행을 위해선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관련 상임위원회에선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정은 또 감염병 전문병원을 새롭게 세우는 대신 3~5개소의 중앙 및 권역별 전문치료병원을 지정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병원을 신설할 경우 전문 인력을 모집하는 데 한계가 있고 병원 설립 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병원을 실제 운영하는 데까지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를 독립된 기관으로 두지 않고 본부장만 차관급으로 올리되 복지부 소관기관으로 유지함으로써 예산권 및 인사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앞서 메르스특위에 출석했던 서울대 김윤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장만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방안에 대해 "지금보단 낫겠지만 바람직하진 않다"고 진단한 바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 신설도 물건너가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법안을 두고 정부와 여당, 야당이 대치상태를 이어갔으나 복지부가 병원 설립 자체를 무산시킴으로써 논의의 필요성이 사라진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한 것 외엔 별 다른 게 없다"며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은 뒤 당내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