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경찰관이 권총장난 친다고 가족에 말했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김민중 기자, 이재윤 기자 2015.08.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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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박 경위 고의성 여부 등 철저한 수사 호소…경찰청장 "감찰로 관련자 문책, 대책마련"

 경찰관이 쏜 총에 의경이 맞아 결국 숨진 25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검문소. 경찰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검문소 내에서 박모 경위가 발사한 38구경 권총에 박모 상경이 왼쪽 가슴을 맞았다. 박 상경은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오후 5시20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2015.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관이 쏜 총에 의경이 맞아 결국 숨진 25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검문소. 경찰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검문소 내에서 박모 경위가 발사한 38구경 권총에 박모 상경이 왼쪽 가슴을 맞았다. 박 상경은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오후 5시20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2015.8.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파발 검문소에서 경찰관이 장난으로 쏜 총에 맞아 숨진 박모 상경(21)의 유가족들이 "총을 쏜 박모 경위(54)가 평소에도 권총으로 장난을 쳤다고 말했었다"며 고의성 여부 등 철저한 수사를 호소했다. 박 경위는 현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박 경위의 고모 박모씨(58·여)는 지난 27일 빈소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박 상경이) 평소에도 경찰관이 총으로 장난을 쳤다고 아버지한테 여러 번 말했다고 들었다"며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상경의 큰아버지 박모씨(62)는 "가해자는 불안신경증, 우울증 앓는 사람이고 고무 안전장치를 떼고 심장을 정확히 겨눴다는데 이런 식이라면 누가 무서워서 자식을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수사기관이 기본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수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오랜 경력의 경찰관이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 박 상경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점, 평소 정신 관련 질환을 앓아왔다는 점 등을 볼때 고의성이 의심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경찰에 거듭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경위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세 차례 우울증 약을, 2010년부터는 불안장애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박 상경과 함께 있었던 의경들뿐 아니라 해당 검문소 소속 전의경, 감독 책임자, 헌병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박 경위의 평소 행동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건을 조사한 서울 은평경찰서 관계자는 "두 차례 걸쳐 진술 받는 과정에서 의경들 중에 올 봄 정도에 박 경위가 권총으로 장난을 쳤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박 경위가 다소 장난이 심한 상관이었고 가혹행위에 대해선 현재로선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별도로 감찰을 통해 해당 검문소 감독 책임자가 총기관리와 실태점검 등을 제대로 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전날 고 박 상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과 만나 "엄중한 감찰조사로 관련자 문책과 함께 전국적인 총기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총기안전수칙 보완·교육 등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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