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강석진 전 서울대 교수, 항소심도 징역 5년 구형

뉴스1 제공 2015.08.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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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교수 측 "학자로서 모든 것 잃어…합의 시도 등 고려해 달라"
피해자 측 "제대로 용서 구한 적 없고, 진심으로 반성 않고 있다"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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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개교 이래 성추행 혐의(상습 강제추행)로 처음으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강석진(54) 전 수리과학부 교수에 대해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홍승철) 심리로 27일 진행된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에서 상습성에 관한 일부 공소가 기각판결됐고 죄질과 정상에 비추어 볼 때 선고된 형량은 가볍다"며 강 전 교수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공개 명령을 요청했다.



강 전 교수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합의를 시도하고 있으며,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탁 등도 고려하고 있다"며 "강 전 교수가 불미스러운 일을 했고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이미 학자로서 모든 것을 잃었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강 전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엄중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꼈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보상 위해 모든 노력 다하겠다. 그것만으로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전지전능한 힘으로 모든 분을 위로해주시고 치유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 전 교수 측 변호인이 합의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들은 "강 전 교수 측이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대로 용서를 구하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도 없고 변호인 측을 통한 합의 타진만 있어 진정성 있는 의사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피해보상이 아니라 정당한 처벌이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탁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피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위한 것"이라며 "이 사건 공소사실 외에 수십·수백명의 피해자가 있음이 서울대 조사와 탄원서에서 나타났다. 피해가 다수 발생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강 전 교수는 권위와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범행했고 첫 추행이 있은 후 피해자들이 거부감과 불쾌감을 표시했음에도 반복적으로 피해를 당했다"며 "변론에서 강 전 교수가 모든 것을 잃었다고는 하나 파면 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혼 여성이고 장래가 촉망받던 청년들이 정신적 상처로 치료를 받고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강 전 교수가 학계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강상의 문제 역시 제출된 자료만 보더라도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일상생활에 문제 없는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방적 주장이어서 건강상 이유로 인한 감형은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전 교수는 지난해 7월28일 저녁 세계수학자대회를 지원하던 인턴직원 여학생(24)의 가슴과 엉덩이, 음부 등을 만지는 등 2008년부터 서울대 수리과학부 여학생 등 총 9명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강제로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추행의 상습성'이 인정돼 재판부는 징역2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160시간 이수, 신상공개 3년을 명령한 바 있다.

강 전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4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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