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서 샌드위치된 국내 굴착기업체들…설 곳이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5.08.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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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현대중공업 점유율 10%대로 추락…저가 중국업체와 고가 미·일 업체 사이 '샌드위치'

현대중공업 수륙양용 굴착기. /사진=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 수륙양용 굴착기.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 두산인프라코어 (8,020원 ▲50 +0.63%) 등 국내 굴착기 업체들이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7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굴착기 내수 판매량은 2612대로 지난해 7월에 비해 38.3% 줄었다. 같은 기간 화북지역 및 동북지역은 각각 50.3%, 47.8%씩 판매량이 줄었다.



이 기간 국내업체들의 점유율도 급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7월말 기준 중국시장에서 7%대 점유율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3%대 점유율을 나타내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5년 두 업체 합산 40%의 점유율을 보이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토막 난 셈이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점유율 하락은 2010년부터 진행됐다. 2010년 중국에서 1만8567대의 굴착기를 판매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743대를 판매하며 20% 수준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2010년 2만2093대를 팔았으나 지난해에는 6905대를 팔며 30%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 건설경기 부진에서 비롯됐다. 지난 4~5년 사이 중국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며 시장 자체가 줄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굴착기 시장 판매량은 8만4573대였다. 2011년 16만9182대가 팔린 것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의 무기였던 가격경쟁력은 로컬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다. 과거 일본 고마쓰, 미국 캐터필러 등에 비해 가격을 낮춰 시장에 안착했던 국내업체들은 최근 성장한 중국 싸니(SANY) 등에게 밀리고 있다.

싸니는 지난달 중국 굴착기시장의 16.1%를 점유했다. 2010년 8% 안팎이던 점유율이 배 가까이 된 셈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싸니를 필두로 한 중국업체들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달 중국 내수판매의 48.2%가 중국업체들이었고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및 일본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늘려가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중국의 저가 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고가 굴착기 시장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내세운 일본과 미국 등의 경쟁업체에 이미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캐터필러의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11%로 지난 5년 사이 약 두 배 늘어났다. 일본 고마쓰, 히타치, 코벨코 등도 각각 8%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미국 및 일본업체들의 하이엔드제품 공세에 국내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있다"며 "독자기술력을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로 신속히 전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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