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협상 타결… 문재인 대표가 얻은 것은?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5.08.25 16:20
글자크기

[the300] 경제통일론 추진, 리더십, 계파갈등 희석 성과..정보공개 요구는 논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2015.8.16/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2015.8.16/뉴스1


남북 고위급 접촉 협상이 25일 타결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측이 모처럼 미소짓고 있다. 일부 미숙한 모습도 있었지만 경제통일론과 리더십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당내 계파 갈등 역시 일시적으로나마 희석됐기 때문이다.

우선 남북 대화 국면이 조성됨에 따라 한반도 경제통일론의 동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문 대표는 지난 16일 한반도 경제통일을 집권 비전으로 제시했다. 금강산 관광을 추진했던 현대아산을 방문하고, 관련 태스크포스(TF)도 꾸리는 등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던 중 북한의 목함지뢰, 포격 도발이 이어지며 대북 여론이 악화되자 북한과의 경제통일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당 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내용인데 하필 이럴 때 북한의 도발로 정책 공감도가 떨어지게 됐다"는 아쉬움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회담 합의가 도출되면서 반등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협상 타결 직후 논평을 통해 "경제통일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이자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남북관계 발전을 바탕으로 경제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반도 경제통일론에 다시 힘을 주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표의 리더십 역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에서도 문 대표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흔들림없이 냈고, 실제로 남북이 문 대표가 제안했던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사태 초반, 여당은 북한 응징론을 내세웠지만 문 대표는 지난 21일 "김양건 대남비서의 제안을 받아 정부가 조건없는 고위급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비서실장인 박광온 의원을 통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회담 추진과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여·야 공동 합의문 작성을 주도했다.


그동안 당내에서 문 대표와 의견 충돌이 잦았던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당초부터 대화를 촉구하고 사태 해결에 대한 이성적인 대응을 주문했던 문 대표의 뜻이 이번 협상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문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번 사태 대응을 통해 당내 계파 간 갈등을 희석시킨 것도 성과다. 문 대표는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평화안전보장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위원장에 호남 비주류의 대표주자인 박지원 의원을 선임했다. 마침 정청래 의원의 '공갈 막말' 파문 이후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던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와 맞물리며 당이 계파를 초월해 협력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다만 정치적으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괜한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24일 최고위원회에서 "회담 상황을 정치권이 전혀 모르고 있다"며 회담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은 당 내에서도 협상의 기본을 모르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고 비판받았다. 박지원 의원은 "정보를 알려주면 회담이 깨진다. 정부가 보안조치를 잘 하고 있다"고 문 대표의 의견을 반박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야당이 대응하기 어려운 안보 이슈에 적절히 잘 대처했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문 대표가 안보에 수세적일 이유가 없다고 항상 강조해왔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적극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