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KODEX ETF, 돌파구는 '다양성'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5.08.25 03:28
글자크기

[진화하는 ETF, 컨트롤타워에 듣는다]<1-2>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 본부장

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를 이어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며 중위험·중수익 대안 상품으로 ETF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각 자산운용사의 ETF 컨트롤타워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달라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와 하반기 전망, 차별화 전략, 대표 상품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국내 증시 환경변화에 발맞춰 코스피200 위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초자산을 좀 더 다양화하고 해외자산도 적극적으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KODEX ETF’로 국내 ETF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이정환 ETF본부장이 밝힌 각오다. 여기엔 국내 ETF 시장 정체를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국가대표 KODEX ETF, 돌파구는 '다양성'


◇KODEX 코스피 ETF 출시한 이유는=삼성자산운용은 24일 KODEX 코스피 ETF를 상장했다. KODEX 코스피 ETF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 755개로 구성돼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최초 상품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뮤추얼펀드 등은 제외된다.

그동안 코스피200 지수는 대기업,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과 함께 인덱스펀드나 ETF의 기초지수로 활용되는 등 코스피 움직임의 잘 대변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경제의 구조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산업군이 다수 포진해있는 중소형주까지 아우르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본부장은 "최근 3년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기존 산업구조의 정체와 신산업 성장으로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 200대비 우월한 성과를 보였고 지수 구성종목이 다양한 섹터에 분산돼 있어 코스피 200대비 변동성도 낮았다"며 "최근 코스피와 코스피200의 수익률 괴리로 인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미 선진국에서 종합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는 양호한 성과에 힘입어 투자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대표 지수 ETF(S&P500, CRSP US 토탈마켓, 다우존스)에 비해 토탈마켓(Total Market) ETF는 가장 양호한 누적 성과를 기록했다. 토탈마켓 ETF의 발행주식수는 2010년 대비 2배 증가했다. 다우존스 ETF는 지속적으로 발행주식수가 감소하고 있고 S&P500 ETF는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오다 올해 들어서는 빠르게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국가별 ETF 라인업 구축 목표=국내 자산 ETF를 통해 터를 닦은 삼성운용은 해외 ETF도 국가별로 하나씩 출시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상장지수펀드(ETF)는 2002년 출시돼 국내 1위 ETF 자리를 내 준적이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말 기준으로 KODEX ETF의 순자산 총액은 8조9179억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의 47.1%를 차지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체 ETF 거래대금의 69%에 달한다. 다만 KODEX ETF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말 10조5533억원에 비해서는 1조6354억원, 15% 넘게 감소하는 등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한 ETF 시장 위축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국내 ETF는 자산별로는 주식 비중이 가장 크고 국가별로는 국내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국내증시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자산을 편입하는 등 자산 다양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ETF를 상장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S&P500의 IT, 산업재, 금융, 바이오테크 4개를 상장했고 추후에는 S&P500의 모든 섹터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ETF의 출시하고 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산배분을 통해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본부장은 "큰 틀에서는 투자솔루션까지 제공하는 뱅가드,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등 대형 ETF 운용사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우리 상황에 맞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KODEX ETF, 돌파구는 '다양성'
◇ETF 시장 지속성장 가능 전망=이 본부장은 지금은 국내 ETF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ETF 시장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펀드시장에 유입된 신규자금의 80%가 패시브 전문 운용사인 뱅가드와 블랙록으로 흘러들어 갔다”며 “전세계 펀드시장에서 액티브 펀드 비중은 2003년 59%에서 지난해말 39%로, ETF를 포함하는 패시브 펀드는 8%에서 14%로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우리나라 시장도 선진화될수록 그 트렌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ETF를 포함해 해외주식에 60% 투자하는 이상을 투자하는 신규펀드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한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미국에서 퇴직연금 자금이 ETF 시장 성장을 이끈 것처럼 국내에서도 퇴직연금에 ETF를 편입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증권사 가운데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곳은 KDB대우증권 단 한 곳 뿐이다.



장기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 KODEX ETF를 수출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일본 증시에 지난 2007년 KODEX200 ETF를 상장한데 이어 2013년에는 KODEX삼성그룹 ETF를 상장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