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해외계열사 주식 신고요청 4차례 받고도 묵살"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5.08.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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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신학용 "공정위 묵인 혹은 무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머니위크 임한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머니위크 임한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형제의난' 사태 발생 전 롯데에 4차례에 걸쳐 해외 계열사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네 차례 모두 해외지분 구조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롯데측의 부실 자료 제출에 대해 묵인해 준 것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공정위가 롯데그룹에 요청한 자료제출 목록'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1월23일, 4월2일, 6월26일, 7월2일 등 총 4차례에 걸쳐 상호출자제한집단에 대한 관련자료 요구를 했다.

공정위는 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공정거래법 14조 4항'에 근거해 자료를 요구했으며 "롯데가 해외계열사를 통해 지배하는 국내 계열사를 누락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해외계열사 소유실태 관련 자료인 △주주현황 △임원현황 △주식소유 현황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는 국내 계열사 자료만 제출하고 일본 광윤사와 L투자회사, 롯데홀딩스 등 해외계열사 지분구조 관련 자료는 제출 대상에서 누락했다. 롯데사태로 인해 해외지분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공정위는 또 다시 롯데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신학용 의원은 "애초에 제출의무가 있었음에도 롯데가 법을 위반하며 자료제출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공정위가 법적근거 없이 자료를 요구한 것인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경우에도 공정위는 잘못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지분구조 관련 자료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개인과 관련된 내용은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개인정보 공개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롯데의 제출 자료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지분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지에 대해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 의원은 "공정위와 롯데그룹 중 한 곳은 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견되더라도 논리모순의 자가당착에 빠진 공정위가 제대로 처벌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롯데그룹에 해외계열사 주주와 주식 보유 현황, 임원현황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롯데그룹은 20일 오후 공정위에 박스 7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 이번 자료를 통해 새로 드러난 롯데그룹 계열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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