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동부하이텍, 부채 최대 2000억 털고 내년 재매각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8.19 03:25
글자크기

영업이익·주가 4배 이상 '껑충'…'매각 걸림돌' 신디케이트론 일부 상환 후 매각 시도

매수자가 나서지 않아 사실상 중단됐던 동부하이텍 (41,600원 ▲1,550 +3.87%) 매각작업이 내년부터 다시 본격화된다.

꾸준히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그동안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부채도 최대 2000억원까지 줄여 매물로서 매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매각은 내년 초 재개될 예정이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동부하이텍 매각은 지난 3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2014년 4월 매각안내서를 발송한 후 1년 가까이 매수자를 찾았지만 자금력 있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때 중국 파운드리업체(반도체 위탁 생산회사) SMIC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인수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동부하이텍의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우선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상반기 매출액 2968억원, 영업이익 461억원을 달성해 작년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15% 각각 증가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파운드리 수주증가로 당분간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용 전력반도체와 이미지센서, 터치스크린 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가동률도 작년 72%대에서 올 들어 9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올라왔다.

이처럼 실적은 나아졌지만 급등해버린 주가가 매각의 또 다른 장애물로 등장했다. 올해 1월23일 422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 13일 1만9300원까지 오르는 등 올 초보다 4배 이상 뛴 상태다.


동부하이텍 매각주관사 관계자는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라버려 매각가격 산정 등에 어려움이 생겼다"며 "매수희망자도 없거니와 주가부담 때문에 매각방안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부하이텍 생산라인 내에서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동부하이텍 생산라인 내에서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동부하이텍 채권단은 현재 6200억원에 달하는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같은 조건으로 내주는 대출)의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대출 당시 동부메탈과 동부LED 지분 등을 담보로 잡았으나 두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담보가치 하락을 반영해 대출금의 일부를 조기상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동부하이텍은 내년 초까지 1500억~2000억원의 부채상환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안을 추진한다. 앞서 3월 신디케이트론의 이자는 연 11% 후반에서 5% 초반까지 대폭 낮췄다.

매각주관사 관계자는 "빚을 줄이면 매수희망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자구계획안 이행이 가시화되는 내년부터 매각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과세소송 최종 승소도 앞두고 있어 재원마련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동부하이텍으로 합병할 때 발생한 영업권에 대해 국세청은 2013년 동부하이텍에 법인세 778억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이 2932억원의 영업권을 이익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국세청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심까지 승소한 상황이다.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판결이 나오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납부한 340여억원도 돌려받을 수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현금창출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상환자금 마련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