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에 미묘한 온도차…與 "의미있어"vs野 "책임회피"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5.08.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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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與 "과거형 표현 아쉽다"…野 "무라야마 담화에서 크게 후퇴"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를 두고 여야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의미있지만 과거형 표현이 아쉽다"고 밝힌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책임회피에만 골몰한 담화"라고 비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있었던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는 과거사에 대해서 반성과 사죄 등의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담화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죄 없는 사람들에게 일본이 끼친 손해와 고통의 과거사를 언급하면서 단장의 념을 금할 수 없다는 표현까지 한 것을 보면 과거사에 대한 아베의 복잡하고 애통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아쉬움도 있다"며 직접적으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하지 않고 과거형으로 에둘러 표현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기분을 표명해 왔다는 식으로 언급하고 위안부에 대해서도 여성들의 명예와 존엄이 상처받았다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아베 담화에 담긴 다소 장황하고 모호한 표현에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과 평화를 위한 실천적 노력을 보여주기를 지속적으로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아베 총리의 담화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번 담화에 대해 "진정어린 반성과 사죄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후 50년 무라야마 담화의 4대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은 모두 표현했지만 교묘한 방식으로 책임을 피해갔다"며 "침략과 식민 지배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하며 가해자로서의 책임은 사실상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존엄을 상처받은 여성'이라는 표현으로 피해간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한마디로 침략과 식민 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반성 대신 외교적 수사로 책임회피에만 골몰한 담화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아베 총리는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무라야마 담화에서 크게 후퇴한 담화로 이미 상당히 변질되고 말았다"며 "전쟁은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반영한 안보법안을 추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사의 책임을 회피하기만 하려는 태도로는 일본이 결코 미래지향적 국가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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